오염된 공기로 건강 걱정 만큼
범 지구적 생각과 작은 실천 필요
지금부터라도 한 그루 나무 심듯
자동차 사용 줄이고 에너지 절약
공장가동때 먼지 발생 줄인다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리라


증명사진최지혜2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면서 일기예보를 자주 보게 된다. 보통 일기예보를 보는 이유는 기온과 눈, 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으나 이제는 미세먼지 농도를 함께 체크하게 된다. 올해 벌써 4차례나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졌다. 실제로 느끼기에도 안개 낀 것처럼 뿌연 대기를 보면서 깜짝 놀란 날이 여러 번 있었다.

미세먼지와 함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기 걸렸거나, 기관지 계통에 심한 병이 있는 사람들만 착용하는 것으로 여겼는데 요즘은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는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북쪽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행사건으로 내려온 어떤 인사는 말을 아끼면서 남쪽의 특이 풍경으로 마스크 착용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사전의 뜻을 빌리자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입자로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천분의 1㎜)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주로 연료를 태우는 등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고 자연적인 발생물은 흙먼지나 꽃가루 등이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 과정에서 폐에 들어가 폐 기능을 저하시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 중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미세먼지를 초미세먼지라 부른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직경의 20∼30분의 1보다 작아 폐를 통해 혈액 속으로 들어와 온몸 전체를 돌아다닌다. 이로 인해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고 뇌졸중을 발생할 수도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전국의 지자서는 미세먼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저감 정책과 대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실시했고, 경기도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학교체육관 건립 예산' 문제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그 외에도 관내 어린이집에 공기청정기를 지원하기도 하고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각종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발암물질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사실인데, 이런 대책들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식인지,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찌되었든 앞 다투어 내놓는 대책들 덕분에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인지할 수 있게 되었고 국가차원에서의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것 외에는 그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국가적 차원의 대책과 규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 생각하다 보면 케냐의 여성 환경 운동가이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여사를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초록 나무가 우산처럼 드리운 작은 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녀가 어른이 되었을 때 케냐는 더 이상 아름다운 곳이 아니었고 점점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녀는 맑은 공기와 고갈되지 않는 샘솟는 물을 얻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어야 함을 알았다. 그리고 한 그루 한 그루 심고 또 심었다. 한 사람의 노력은 점차 번져나가 검은 땅이 초록의 산이 되었다.



'지구의 상처가 아물어야 우리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함께 껴안아야 합니다.'

(나무들의 어머니-지네트 윈터 글·그림/미래아이 출판)



우리들이 오염된 물이 걱정되어 집에 정수기를 들여 놓고, 오염된 공기가 걱정되어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다고 깨끗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는 걸까? 물론 국가적 대책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미세먼지에 대해 걱정하고 우리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만큼 범지구적인 생각과 작은 실천이 필요하지 않을까? 왕가리 마타이처럼 지금부터라도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를 심듯이 자동차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기업들의 공장가동시 철저한 시설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실천을 해 나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리라.

/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