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근심… 아는지 모르는지
학교축구부에 대한 교육 당국의 지원부족과 사설 학원 축구클럽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수원지역 명문 학교 축구부가 존폐위기에 놓여있다. 사진은 8일 오후 화성시 화산초등학교에서 합동으로 연습 중인고색초,세류초 축구부원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사설학원 성행, 경쟁서 밀려
고색초 6명·세류초 4명 남아
지도자 인건비 '학부모 부담'
정책종목 제외, 이탈 가속화


수십년 역사를 지닌 수원 지역 학교 축구부들이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더 이상 학교 축구부에서는 '제2의 박지성'이 배출될 수 없다는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8일 고색초등학교에 따르면 축구부원이 감소하면서 급기야 6명으로 줄어 들어 축구부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 1996년 창단한 고색초 축구부는 지난해 충남 일원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 경기도를 대표해 출전했고 전국대회에서도 4차례 우승을 차지한 명문 축구부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할 최소한의 숫자도 맞추지 못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박지성을 배출한 세류초등학교 축구부도 마찬가지다. 30여년의 역사의 세류초 축구부는 지난 2010년 동원컵 경기 남·서리그 축구대회 우승, 2012년 경기도 학생체육대회 준우승, 2014 동원컵 경기 용인B리그 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 최고 명문팀 중 하나로 불렸다.

박지성 외에도 김현(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 김영삼(현 부산교통공사축구단), 박근태, 오창현 등 다수의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현재 남은 부원은 4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학교 축구부들이 쓸쓸한 말년을 보내게 된 데는, 인기종목인 축구에 교육당국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사설 학원 형식의 축구클럽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은 역도·육상·체조 등 비인기종목을 '정책종목'으로 지정해 지도자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축구·야구 등은 학부모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또 학교 밖 사설 클럽이 성행하며 과열경쟁을 벌이게 됐고, 부원들의 축구부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지난해만 광명 광덕초, 화성 장안초, 용인 태성고, 이천 대월중, 안산고 등 5개 학교 축구부가 해체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운동부가 금메달을 만드는 스포츠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정책종목을 제외하고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도 사설 클럽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학교 운동부 육성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래·신선미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