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짜이인'과 '진위정'이 누구일까. 문재인(文在寅) 대통령과 10일 청와대 오찬을 함께 한 북한특사 '金與正(김여정)' 중국 발음이다. 중국엔 金이 '금'이고 김씨는 없다. 발음도 '진'이다. 그래서 김여정이 '진위정'이고 문씨 文 발음도 '원'이다. 일본에선 또 키무요종, 미국에선 킴요종(Kim Yo-jong)인 31살 김여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슈퍼스타로 떠올라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김정은 전용기로 남하한 북한 막후 실세이자 실질적 2인자인 그녀를 청와대서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시종일관 명도(明度) 드높은 표정이었고 눈물까지 흘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논란 끝에 탄생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위스에 0대8로 무참히 깨져도 김여정과 함께 응원하는 문 대통령은 싱글벙글이었다.
김여정 등 북한 최고위급 방문단 청와대 오찬도 극진한 예우였다. 북한은 그녀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최휘(崔輝) 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李善權) 조평통위원장 등 4명인데 남측은 임종석(任鐘晳) 청와대비서실장, 정의용(鄭義溶) 국가안보실장, 서훈(徐薰) 국정원장, 조명균(趙明均) 통일부장관 등 최고 실세가 4명이나 대통령을 배석했다. 중국 언론은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회견했다(韓國總統文在寅會見 朝鮮高級別代表團)'고 보도했다. 김여정은 오빠의 친서를 전달했고 '빠른 시일 내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그래서 CCTV는 '남북 상호작용 왕래(朝韓互動往來)'로 '반도 국세가 새롭게 열린다(開啓 半島新局勢)'고 했다. 과연 그럴까.
김여정. 지난 8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강릉 공연에선 공교롭게도 김여정의 '여정'과 같은 남한 노래 '여정'을 불렀다. 2002년 SBS 드라마 '정'의 삽입곡이었던 '여정'은 여가수 왁스(Wax)의 노래다. 그런데 旅情 旅程 餘情 女情 등 어느 여정인지는 몰라도 '거리마다 불빛이 흐느끼듯 우는 밤/ 무던히도 참았던 외로움에 눈물이…'로 슬프다. 최진희의 노래 '여정'-'떨어진 꽃잎위에 바람이 불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밤은 깊은데…'도 짠하고. '바름(正)과 더불어(與)' 살겠다는 여정! 오빠의 핵 광기(狂氣)를 못 말리는 삶의 여정(旅程)이 순탄할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