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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곤지암 포스터.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곤지암'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 등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정작 영화의 배경이 될 광주시 곤지암읍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곤지암'은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하나인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명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그린 공포영화인데, 개봉 일자가 다가올수록 지역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 '곡성'을 둘러싸고 2년 전 전남 곡성군에서 발생한 사태의 재판이다.

지난 10일부터 광주지역 내에선 '곤지암' 제목 변경에 대한 온라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고장 곤지암은 소름 끼치는 장소가 아니다. 사실과 다른 영화 내용으로 곤지암의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게 서명운동 이유다.

곤지암읍과 인근 초월읍 주민들은 "이제 곤지암하면 정신병원, 폐허, 괴담이 떠오르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12년 CNN 보도 후 곤지암 정신병원이 공포체험 명소(?)로 떠오르며 한동안 주민들이 몸살을 앓았는데 영화가 개봉하면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명칭 사용 금지 혹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5월 영화 '곡성'이 개봉하기 전 전남 곡성군 주민들이 반발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지역 내 반대 여론에 곡성군은 영화제작사 측에 영화명에 한자(哭聲)를 병기해 지명(谷城)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영화 내에 '실제 지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자막 삽입을 요청했다. 곡성군 측은 "반대 여론이 있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당시 군에서도 여러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광주시청에서도 영화 배급사 측에 제목 변경이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현재로선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운동을 이끌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우철 부대변인은 "영화 '곡성'은 허구의 내용을 다룬 것이지만, '곤지암'은 실제 장소를 주요 소재로 삼은 데다 도시 개발이 한창이어서 그 부작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호·강기정기자 s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