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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다시 봄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평창에서 시작된 화해 기류가 남북 정상회담으로 싹을 틔웠다. 이를 계기로 10년 넘게 단절됐던 남과 북의 교류에도 큰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많은 부침을 겪어 왔고 그 격랑의 한가운데서 인천은 출렁거렸다. 6·25 이후 북측이 우리 측 본토에 처음 포격을 가한 곳이 바로 서해5도의 연평도다. 백령도 해역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북측의 공격으로 침몰되는 사건을 겪었고 1·2차 연평해전으로 남과 북의 많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남북한의 긴장관계 속에서 이어져 온 북측의 핵, 미사일 도발이 있을 때마다 서해5도와 강화도 등 북을 지척에 둔 인천시민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외신들은 이런 서해5도 해역을 '동북아의 화약고'라 불렀다.

반면 남북 관계가 '해빙무드'로 바뀌었을 때, 인천은 남북 교류의 창구로서 또 한반도 평화의 전진기지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탄생한 10·4선언은 인천과 북측의 개성, 해주를 잇는 '서해평화협력특별대' 구상의 단초를 제공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표 공약으로 계승됐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교전이 끊이지 않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해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물 교역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인천과 북측의 개성, 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 벨트를 만들자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고려의 수도였던 북측의 개성과 남한 내 유일하게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인천 강화도이기도 하다. 강화도는 39년간(1232~1270년) 고려의 전시(戰時)수도로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려 왕조의 흔적을 많이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고려사 연구에 있어 남북 학자들의 교류는 강화도와 개성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정부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미국과 북한의 강대 강 대립 속에서 과연 문재인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인천은 또 한 번 그 격랑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