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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일본 하뉴 유즈루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킹' 하뉴 유즈루(일본)가 주먹을 불끈 쥐자 팬들이 던진 곰돌이 푸 인형이 비처럼 쏟아졌다.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66년 만에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탄생했다.

하뉴 유즈루는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06.17점을 받으며, 전날 쇼트 프로그램 점수와 합쳐 317.8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부상 이후 제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 하뉴는 마지막 선수까지 연기를 마치고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대기실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하뉴는 그랑프리 파이널을 연속으로 네 차례나 제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두 번 정상에 올랐다.

세계기록은 무려 12번 깼다. 현재 남자 싱글 세계 신기록은 모두 하뉴가 보유 중이다.

2012년부터 김연아의 전 코치였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 캐나다 토론토를 오가며 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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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직후 브라이언 오서 코치(오른쪽)가 수상자들이 포옹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오서 코치가 지도한 일본 하뉴 유즈루는 금메달을, 스페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가 동메달을 획득한다. 한편 은메달은 일본의 우노 쇼마가 가져갔다. /연합뉴스

하뉴는 당시 최고 선수였던 패트릭 챈(캐나다)를 제치고 2013-2014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무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출중한 실력뿐만 아니라 아이돌 같은 외모로도 수많은 열성 팬을 몰고 다녔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로 남자 싱글을 제패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당한 치명적인 부상은 하뉴의 금빛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대회에서 쿼드러플 러츠를 연습하다 무대에서 넘어진 하뉴는 이후 오랫동안 빙판에 서지 못했다. 그랑프리 파이널과 일본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대회를 모두 건너뛰어야 했다.

올림픽 2주 전에야 쿼드러플 점프 연습을 시작한 하뉴가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으나 하뉴는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우려를 보기 좋게 걷어찼다.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큰 실수 없이 독보적인 연기로 시즌 최고점을 받았다.

하뉴를 무섭게 추격하던 '점프천재' 네이선 첸(미국)도 쇼트에서 무너지면서 하뉴는 결국 1948년, 1952년 연이어 올림픽을 제패한 딕 버튼(미국) 이후 66년 만의 남자 싱글 2연패에 성공했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