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진보 vs 보수'의 구도로 짜일 듯한 교육감 선거판에 교육부 출신의 현직 고위 관료가 스스로 자기 이름을 후보군에 올렸다.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인 박융수 부교육감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론조사 결과 1위를 하면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겠다'며 언론사에 자신이 포함된 교육감 후보 선호도·적합도 여론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박융수 출마설'은 이청연 전 교육감이 법정 구속되고, 부교육감의 교육감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된 이후부터 제기됐다.
현재 박 부교육감은 교육감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다. 이를 두고 '떠보느냐', '선거가 장난이냐'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퍼져 있다.
남 눈치 안 보고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는 성격의 그를 '돈키호테식 인물'로 치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4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때는 정부 방침과 달리 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주장했다가 인사조치됐고, 인천 부임 이후에는 교육청과 협의 없이 고교 무상 급식을 추진한 유정복 인천시장에 공개 토론을 제안하면서 "생색내기 하는 게 보기 민망하다"고 야유하기도 했다.
예비후보 등록이 막 시작된 시점에서, 언론사의 교육감 후보 여론조사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점을 그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진보·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를 '편 가르기 집단'으로 규정하고, 교육감 선거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출마 명분은 충분한데 굳이 여론조사를 전제조건으로 내걸 이유가 없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인천 교육계의 수장인 그가 출마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를 바란다.
/김명래 사회부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