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박운대 인천지방경찰청장 앞으로 경남 거제도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인천의 한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사기를 당할 뻔 했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한 70대 노인.
거제시 연초면에 사는 윤모(70)씨는 중고 화물차량 매물을 알아보던 중 인터넷에서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했다. 주행거리 8만㎞의 2010년식 1t 차량을 210만원에 판다는 광고에 윤씨는 망설임 없이 차량이 있는 인천 서구 중고차매매단지 엠파크로 향했다.
지난달 25일 엠파크에 도착한 윤씨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 판매상은 돌연 수입 관세 명목으로 800만원을 추가 요구했다.
이미 개인 신상 서류를 건넨 윤씨는 계약 해지와 서류 반환을 요구했지만, 판매상은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차량 구매를 강요했다.
'아차' 싶은 윤씨는 문득 112가 떠올랐다. 중고차 강매 사건의 경우 민·형사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경찰 개입이 어려웠지만 이날 출동한 인천 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 소속 이진희 경사와 위승민 경장은 달랐다.
자초지종을 설명 듣고 조목조목 상황을 살핀 경찰은 결국 서류를 받아내 윤씨에게 돌려줬다.
집으로 온 윤씨는 세상 물정 모르고 사기를 당한 뻔 한 자신을 구해준 인천 경찰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펜을 들었다. 그는 "나를 구해준 2명의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전해주고 칭찬해달라"고 썼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