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댄싱카니발' 겨울버전
국내서 4500여명·7개국 600여명
'님아 그 강을…' 강계열 할머니
94세 최고령 참가로 뜨거운 환호
일방 공급 벗어난 시민주도 신선
원주시가 올림픽 비경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최고 흥행도시로 유쾌한 춤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름하여 춤추는 응원전 '댄싱카니발' 겨울버전이다.
설연휴를 지나며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 주요개최 도시들이 의외로 실속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경기도 열리지 않는 배후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흥겹고 열띤 응원전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원주의 '춤추는 응원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참가자 규모만 봐도 이미 역대급이다.
강원도 안보를 책임지는 군부대 2개 팀을 비롯한 학교, 학원, 동아리, 마을단위 등 국내 팀만 총 70개 팀, 4천500여명이 참가하고 이탈리아, 러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해외에서 자비를 들여 댄싱카니발을 찾아온 7개국 25개 팀, 600여명이 힘을 합쳐 9일간 신나는 춤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른바 '춤추는 올림픽 응원전'인데 잘 추는 것보다 누가 더 즐기느냐가 축제의 포인트다.
화합과 평화를 강조하는 올림픽 응원전인 만큼 다양한 진기록도 세우고 있다. 2014년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 강계열 할머니가 94세의 나이로 횡성지역 마을주민들과 참가해 신나는 댄스를 선보였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함께 올림픽을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팀 이름도 '세대공감'으로 지었다.
강계열 할머니는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빨간색 저고리에 생기 넘치는 얼굴로 무대에 올라 빠른 동작들을 열심히 따라하며 응원열기를 높였고 춤 경연이 끝난 뒤에도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왔다.
5세에서 12세 어린이들로 구성된 원주효성태권도학원 친구들은 병아리같은 노란색 티셔츠를 똑같이 맞춰 입고 신나는 외발자전거 댄스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댄스실력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외발자전거를 탄 채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태극기를 펄럭이는 어린이들의 노력이 너무 기특해 "아이고, 자꾸 넘어지네. 어떻게 애기들이 저런 생각을 했을까?"하면서 관중들은 마치 한 가족이 된 것처럼 아낌없는 칭찬과 박수를 보냈다.
이 밖에도 5~6세의 최연소 춤꾼들이 다수 등장해 설 연휴기간동안 강원지역 고향을 찾은 어르신 관람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번 댄싱카니발은 매년 가을, 원주 시내의 따뚜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댄스 경연대회 '다이내믹댄싱카니발'을 올림픽 응원버전으로 바꿔 선보인 '평창문화올림픽' 10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축제가 만들어진 건 올해로 7년째지만 학교, 동아리, 군부대 등 지역민들이 춤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에도 콘텐츠 매력도, 발전성, 자발성 등 그 의미와 성장속도가 매우 기대되는 축제다.
또한 올림픽 주요도시들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공급하는 볼거리'가 아니라, 스스로 놀이의 주최가 되는 시민주도의 문화프로그램이라 관람객들에게도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고 있다.
경기가 안 열리는 배후도시면 좀 어떤가? 누가 더 즐기는지가 중요하지. 지금 원주로 가면 춤추고 싶어진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