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조왕건의 후손 왕씨가 600여년간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이천시 율면 자 오리. 최근 TV드라마 태조왕건과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기념해 추모굿을 여 는 등 면 주최로 '왕건축제''를 개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천] “태조 왕건 후손의 집성촌인 자오리를 아십니까?”

   태조 이성계가 고려를 멸망시키면서 왕씨의 씨를 말리는 숙청을 벌이자 이를 피해 낙향, 600여년간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작은마을 이천시 율면 자오리.

   전체 55가구중 35가구가 왕씨인 이 마을은 최근 TV드라마 태조왕건과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기념해 볼거리제공 차원에서 면 주최로 '왕건축제''를 열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곳에 왕씨가 뿌리를 내리게 된것은 조선의 지속적인 왕씨 숙청작업으로 왕건의 13세손 왕미가 지금의 충주인 당시 충청도 음죽현 자오리(조선 태종13년 충청도에서 경기도로 편입)로 피신했다가 자진 신고를 했으나 왕미부인이 파평 윤씨로 조선개국 윤곤의 4촌 동생이라는 인연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됐다는 것.

   지금도 이 마을에는 왕미가 심었다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으며, 매년 정월 14일 각 가정에서 부정없는 사람에게서 백색실을 거두어 이 나무 중간에 두르고 쌀을 거두어서 제사를 지내는가 하면 농악을 울리며 마을을 도는 행사를 벌인다.

   특히 올해는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이천에서 열리면서 행사기간중 5차례에 걸쳐 왕건축제를 벌이자 타 지역에서도 왕씨뿐 아니라 관심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축제는 지난 18일 추모제형식으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앞으로 엑스포 기간중 4회를 더 개최한다.

   태조 왕건의 33세손 왕영범(56)씨는 “세계도자기엑스포를 계기로 왕건축제를 열게돼 왕건의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된다”고 말했다.

   이윤복 율면장은 “이천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이나 걸릴 정도로 오지인 율면이 왕건축제를 계기로 알려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