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나라 정치에서 연정이란 단어를 꺼내든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인 것 같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선거법 개정을 목적으로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며, 당시 한나라당에 제안했던 게 연정이다. 당시 야당은 이를 권모술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역사가 시소처럼 움직이듯, 이를 받아 실행에 옮긴 것은 보수의 아이콘 남 지사다. 이 같은 역사가 있었기에 민주당 역시 '남 지사 띄워주기'란 당내 비판 속에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연정에 동참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이러한 과정까지도 모두 연정 참여자의 합의 아래 진행됐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끝맺음을 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 시간은 흘러 다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남경필 도지사는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연정을 통해 도지사 권력을 나눴던 도의원들은 이제 맷집을 키워 기초단체장에 도전하고 있다. 박승원(광명) 도의회 민주당 대표, 김종석(부천) 수석 부대표, 김영환(고양) 정책위원장, 김보라(안성) 연정위원장 등은 임기 내내 남 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고 더 높은 곳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몫의 사회통합부지사를 역임한 이기우 전 부지사도 수원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연정의 주역들은 선거에서 다시 한번 연정을 마케팅으로 활용해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참 중요한 연정 종료 세리머니가 28일 도의회에서 있다. '유종의 미'가 정치적으로도 필요한 때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