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사이에 솜 뭉치지 않게 홈질
인류 추위 막아준 전통 바느질
20세기 전후 끊긴 기술 되살려
국내 유일 전수자 작품 감상기회


전곡박물관
이브닝백. /전곡선사박물관 제공
인류를 혹한으로부터 지켜줬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잊혀질 뻔했던 전통 색실누비가 예술작품으로 돌아왔다.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은 '한지를 품은 색실누비-김윤선 색실누비 전시회'를 다음 달 1일까지 박물관 내 아트섹션 PH×에서 개최한다.

PH×는 올해 첫 전시로 국내 유일 색실누비 직종 숙련기술전수자 김윤선의 작품을 선보인다. 누비는 천 사이에 솜을 넣어 일정한 간격으로 줄이 지게 홈질해 홈이 뭉치는 것을 막는 바느질 방법이다.

온박음질로 만들어진 누비는 인류가 빙하기 추위를 극복할 수 있게 한 오랜 역사를 지녔다. 김윤선 전수자의 색실누비는 한지를 꼬아 넣어 한땀한땀 색실로 누벼 만든 것으로 튼튼하면서도 아름다운 바느질로 알려져 있다.

(0305)전곡선사박물관_전수자 김윤선 색실누비 안경집
안경집. /전곡선사박물관 제공
하지만 20세기 전후를 기점으로 색실누비는 명맥이 끊어져 유물로만 전해질뿐 바느질 방법은 이어지지 못했다.

잊혀졌던 색실누비를 되살린 것이 김윤선 전수자다. 김 전수자는 어머니가 평생 아꼈던 할아버지의 색실누비 담배쌈지에 매력을 느껴 연구, 분석한 끝에 색실누비를 재현했다.

김 전수자의 노력으로 우리 침선문화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사라질 수도 있었던 우리 전통문화를 살려내고 숨을 불어넣은 김윤선 전수자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더불어 조부 김덕천이 사용하던 색실누비 담배쌈지와 전수자 김윤선이 재현한 첫 작품 할아버지 담배쌈지가 함께 전시돼 비교해볼 수도 있다.

전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전통전승기술의 복원과 관련된 기획전시를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곡선사박물관 내 PH×는 Pre-history(PH)와 예술가들의 콜라보(×)가 어우러지는 예술 공간이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