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류 제조·체험 시설인 파주시 장단콩웰빙마루(이하 웰빙마루) 조성사업이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과의 재협의가 불투명해지면서 애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한강청이 사업지 인근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의 보호 대책과 관련해 사업 '부적절' 판단을 내리자 파주시는 용역결과 등을 보완해 지난달 말 재협의키로 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보완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시와 한강청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강청을 방문, 사업대상지를 축소하거나 발파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사업대상지가 거의 암반지대여서 발파 작업 없이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사업부지를 축소해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한 뒤 한강청에 다시 사업 적정성 평가를 받으려면 최소 4~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사업을 적극 추진하던 이재홍 시장이 지난해 말 뇌물수수 등으로 낙마해 사업 자체가 추진동력을 잃었고 부시장이나 해당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5개월여 동안 사업대상지역을 축소한다는 방향만 잡았을뿐 다른 방안은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강청은 "파주시가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대상지를 옮기는 등의 방안을 내놓으면 행정협의는 할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수리부엉이의 보호 대책"이라며 "시가 보호 대책을 마련해 오면 환경 전문가들이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사업이 가능한지 등을 판단해야 해 현재로선 뚜렷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는 웰빙마루 사업은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사업이 원활히 재개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지 조정과 한강청 재협의를 마치려면 앞으로 최소 5~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2015년 착수한 이 사업은 애초 계획보다 1년 6개월여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는 사업시행자인 (주)파주장단콩웰빙마루와 함께 올해 말까지 도비와 민간투자금 등 총 210억원을 들여 20여년동안 빈 땅으로 남아 있던 법흥리 시유지 14만㎡에 다양한 장류를 제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단콩웰빙마루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