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갯골이 과침식·과퇴적 현상으로 아파요."

세계에서도 희귀한 내륙 안쪽에 형성된 국내 유일의 내만 갯골인 '시흥갯골(국가습지보호구역)'이 주변 도시개발 영향으로 1m 이상 '과퇴적·과침식' 현상이 발생하며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대로라면 10년 후에는 '시흥갯골' 탐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시흥시는 시흥갯벌의 특수성 및 우수성을 도출하고 효율적·자연친화적 갯벌 복원방안 제시를 위해 지난해 6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하 서울대 협력단)에 '시흥갯벌습지보호지역 지형정밀 조사(연구책임자 최경식 교수)'를 의뢰,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대 협력단 최경식 교수팀은 최근 시의회에서 열린 3월 의원 간담회에서 연구용역 결과 보고를 통해 "지금 상태로 '시흥갯골'을 방치할 경우 10년 뒤에는 '시흥갯골' 주변 탐방로를 걷기 힘들 것"이라며 시흥갯골의 중장기적인 보전방안 수립 시급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번 갯골 지형정밀 조사는 국내 최초로 실시된 것으로, 지형조사 없는 생태보존 방안 수립은 의미가 없다"며 "시흥갯골은 세계적으로 국내적으로 희귀해 보존가치가 충분함에도 심각한 갯골환경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 등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갯골환경 변화 요인 중 하나인 갯골 하부 '방산대교' 토목공사 등이 시흥시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사실은 충격에 가깝다"며 "염전이 물길을 막고 주변 도시개발 영향으로 시흥갯골 굴곡지형에서 1m 이상의 과퇴적·과침식이 유난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관측기간 동안 하계 집중호우로 갯골지형(단면형태)의 현저한 형태 변동성이 발생했다"며 "특히 갯골 상류 및 중류지역에서 수로 내 측방 10m, 연직(수직단면) 1m 규모의 침식이 발생했고 중류지역 침식제방에서도 최대 2.5m 규모의 후방침식과 사태현상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갯골형태의 단기적 변동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갯골지형 모니터링을 통한 지형 변동성을 규명하고 갯골의 과침식·과퇴적 현상을 저감시킬 수 있는 친환경적 복원방안을 선정,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