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상, 인터넷면세점 이용 급증
구매품 받기위해 인도장 몰려 '지체'
단둥행·스다오행 잇따라 출항 지연
항만공사 "옥외에 시설 추가 설치"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중 카페리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 잇달아 발생했다. 면세품 인도장에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한 번에 몰리면서 면세품 인도 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11일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관리하는 인천항 시설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6시에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중국 단둥(丹東) 카페리의 출발이 50분가량 지연됐다.

또 이날 오후 7시에 출발하게 돼 있던 인천~중국 스다오 카페리도 오후 9시 50분이 돼서야 인천항을 떠날 수 있었다.

한중 카페리의 출발이 늦춰진 이유는 면세품 인도장에서 탑승 시각까지 면세품을 받지 못한 승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면세품 인도장은 관광객이 인터넷면세점이나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넘겨받는 장소다. 이날 단둥행 카페리 승객이 이곳에서 받아야 할 면세품은 1만1천731개였다.

이달 7일부터 21일까지 카페리 안전 점검으로 이곳 항로 운항이 중단되기 때문에 관광객이 평소보다 많았다. 그래서 면세품을 인도하는 시간이 지체됐다는 것이 인천항 시설관리센터 설명이다.

단둥행 카페리의 면세품 인도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다오행 선박의 면세품 인도도 차질을 빚었고, 출발이 3시간 가까이 늦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스다오행 승객이 구매한 면세품 5천299개 중 1천577개는 미인도됐다.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이 같은 '면세품 대란'이 벌어진 원인은 최근 들어 중국 보따리상의 면세품 구매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천항 시설관리센터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단둥행 탑승객은 449명, 스다오행은 404명에 불과했지만, 승객 수의 20배가 넘는 면세품을 인도장에서 넘겨받아야 했다.

평소에도 400여 명이 탑승하는 한중 카페리의 면세품 인도량은 8천여 개에 달해 출발 시각에 쫓기며 면세품이 인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항 시설관리센터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15일 이내에 입출국 기록이 있는 승객은 개인이 휴대하는 면세품 개수를 제한하지만, 일반 관광객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면세품 구매를 대행시키는 보따리상이 많아지면서 면세품 인도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면세품 때문에 출항이 지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갈수록 처리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달 중 옥외 면세품 인도장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