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호흡 높이보다 높은 곳에
시료 채취구 있어 정확성 의문
간격 1.5㎞ 범위 중복 '비효율'
서구 북서부·오류등 '반경밖'
대기상태 파악 어려운 지역도
인발연, 측정소 조정·신설 지적
미세먼지 농도 등을 측정하는 인천지역 대기오염측정망 상당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천발전연구원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일부 대기오염측정소 위치를 조정하거나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대기오염측정망 공간분포 최적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인천 대기오염측정소 32곳 가운데 21곳의 현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민적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비롯한 대기환경 관리와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기오염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기초라고 인발연은 설명했다.
특히 인천은 중국과 가깝고, 항만·공항과 석탄화력발전소 등 배출량이 큰 오염원이 있어 국내에서 대기오염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다.
대기오염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공기를 흡입하는 대기오염측정망의 시료 채취구는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지상 1.5m 이상 10m 이하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인발연 연구에서 고잔측정소(남동산단)와 숭의측정소(남구 숭의동)는 지상 20m가 넘는 높이에 시료 채취구를 설치해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대기환경을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당측정소(서구 원당동)는 측정소 북측에 동서방향으로 아파트가 늘어서 있어, 이 지역의 보편적인 공기 흐름이 대기오염 측정에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조사됐다.
영종도서관 옥상인 운서측정소(중구 운서동)는 옥탑 주변에 배기구와 환기구가 다수 배치돼 있고,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인천공항에너지 건물로부터 영향을 받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인발연은 주장했다.
검단측정소(서구 마전동)와 송도측정소(송도국제도시) 인근에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대기오염 측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신흥측정소(중구 신흥동), 송림측정소(동구 송림동), 숭의측정소(남구 숭의동)는 직선거리가 1.5㎞에 불과해 측정 범위가 대부분 중복된다. 인발연은 이들 측정소를 모두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오염 측정 범위에서 빠져 대기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도 많다. 대기오염측정소 간 간격은 4㎞를 유지하는 게 환경부 지침이다.
인발연은 이번 연구에서 인천지역 각 측정소 반경 4㎞ 범위에서 벗어난 지역도 분석했다. 그 결과 검단산업단지를 포함한 서구 북서부지역, 김포와 경계인 서구 오류지역, 영종도 용유지역, 강화 남부지역,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 일부 지역 등이 대기오염측정망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오염측정소 신규 설치가 필요하다고 인발연은 주장했다. 또 인발연은 인구가 적지만 면적은 넓은 강화군과 옹진군은 섬지역 주민을 위한 특수 목적의 측정소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너무 가깝거나 범위서 빠지거나… '구멍 난 대기오염측정망'
입력 2018-03-14 23:18
수정 2018-03-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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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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