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두 시인이 시작(詩作) 활동 30년을 기념해 시조전집을 발표했다. 지난 1987년 '뫼비우스의 띠를 드립니다'로 인기를 끌었던 안 시인은 지난해 자신의 인생을 담은 시조전집 3권을 잇따라 선보여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앞선 전집에서는 수학과 수학자, 국내외 여행을 소재로 한 것에 이어 이번 시조전집4 '억수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총 6부로 나눠 1부 '돈키호테'의 21편의 시는 시인의 삶과 인생을 담았고 2부 '미련'에 실린 20편은 36년 11개월간의 교직생활에서 느낀 희로애락을 실었다.
3부 '묻지말기(19편)'는 살아가기 힘든 역경과 자식농사를 회고하는 시로 구성됐고, 4부 '터닝 슛(16편)'은 인생역전의 묘기와 예술을, 5부 '기러기(19편)'는 춘하추동 사계절을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아바마마 살려주소(19편)'는 효와 정조를 비롯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로 총 114편이 수록됐다. 이밖에도 시인 자신의 교육활동, 문단활동, 명예퇴직의 변과 함께 유선 시조시인의 '수학적 혹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시조의 미학' 발문을 더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우편배달부가 본 전쟁의 참상
환경이나 반전, 핵 문제를 다룬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구드룬 파우제방이 전쟁의 어리석음과 삶의 비애에서 아름다움을 길어 올렸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소설로 독일 내륙 산간 지역에 사는 17살 소년 요한 포르트너가 1944년 7월부터 1945년 5월까지 10개월간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징집돼 전선에 투입되지만 곧 부상으로 왼손을 잃는 바람에 3주만에 제대하고 입대전의 우편배달 일을 다시 시작한 요한, 그가 전하는 편지에는 전사통지서도 포함돼있다.
가족이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배달하고 그걸 받는 사람들이 받는 고통을 가장 먼저 목격하고 위로해야 하는 그의 비애를 그리고 있다. 패전의 기운이 가득한 당시 평범한 독일인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전쟁의 참상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저자 역시 10대 시절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사건의 목격자'로서 소설에는 전투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데도 전쟁의 비참함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세계적 신경과학자 우울증 처방
국내에만 성인 535만명이 앓고 있는 병, 8명 중 1명 꼴로 빈번하게 발병해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신경과학으로 풀어 우울증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시작되는지, 증상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지, 그에 따른 폐해는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결국 우울증으로 치닫는 뇌 회로를 다시 돌려세울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세심하게 다뤘다. UCLA에서 뇌 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5년간 뇌 과학을 도구 삼아 '우울증'만 연구해 온 세계적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앨릭스 코브 박사가 그간의 연구를 정리했다.
그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라는 일반적인 격려는 우울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명료하게 정리했으며 뇌 과학에 기초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변한다는 '신경가소성' 원리를 우울증과 접목했다.
즉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변하기 때문에 신경학적 지식을 활용해 관계를 회복하고 걱정과 불안을 줄이며 우울한 생각과 기분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뜻밖의 기쁨·행복 찾기' 조언
매일 이어지는 생활 속에서 타성에 젖기 쉽다. 타성은 점점 더 좋은 구실이 되고 무미건조한 인생을 불러온다. 삶에 보다 유용하고 새로운 문화콘텐츠 공유에 힘써온 중국의 편집인 마오더슝이 책 '귀찮으면 지는 거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법을 조언한다.
그는 인생은 귀찮은 일 투성이지만 귀찮아하지 않는 태도라면 뜻밖의 기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보는 귀찮음의 문제는 일종의 공포다. 공포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무서워하는 일에서 성공하는 경험을 하는 거라고 한다.
어떻게든 첫 걸음을 딛고 나면 부족한 환경도, 어쩔 수 없는 결핍도 스스로 품어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지금 앉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것을 제안한다.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내용도 있지만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새 학기를 맞아 변화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하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