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지역의 한 골프장 여직원이 야유회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회사 측의 회유 및 압박 등을 이유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여주의 한 골프장(D증권 채권사, 가남읍 소재) 여직원 A(30)씨 등에 따르면 골프장 직원 16명은 지난 1월 25일 강원도 강릉으로 1박 2일 일정의 야유회를 떠났다.

당일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인 직원들은 숙소인 리조트 지하노래방에서 2차 모임을 가졌다. 그리고 용역업체 시설관리직 B(56)씨의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A씨. B씨의 손이 갑자기 자신의 하의 속으로 들어와 신체를 만졌고 깜짝 놀란 A씨는 바로 옆자리의 C씨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야유회 이후 충격에 빠진 A씨는 직장 상사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30일 B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여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우편접수했다.

31일에는 총괄책임자 D실장에게 "B씨와 같이 일할 수 없다"며 상황설명과 함께 B씨의 해고를 요구했다.

이에 D실장은 "B씨가 스스로 나가는 것으로 조용히 덮어줄 수 없느냐. 그렇지 않으면 일이 회사 전체로 커질 수 있다"고 부탁한 뒤 '이미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A씨의 말에 "그러면 회사와 싸우는 일이 생긴다. 더 이상 네 편이 돼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사건 발생 뒤 회사 측은 A씨에게 2개월 유급 휴가를 주고 담당 노무사를 배치해 사고처리를 돕도록 조치했다.

그렇지만 A씨는 "회사는 B씨를 해고할 수 없다거나, 조용히 덮을 것을 요구했다"며 "회사 복귀 후 어떤 불이익이 올지, 그것을 못 버티면 스스로 그만둬야 할 상황"이라고 불안해 했다.

A씨는 특히 "회사는 피해자 우선이 아닌 사건을 가볍게 생각, 방어적으로 대처했다"며 "회사의 회유와 압박, 안일한 대처로 더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D실장은 "사건을 인지한 31일 바로 B씨를 해고 통보했다. 다음날인 2월 1일 본사에 보고해 2일 대표가 사실을 확인, 대책을 논의했다"며 "피해자를 최대한 배려하고 신속히 대처했다. 다만 피의자 B씨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함께 근무했던 점을 고려해 상호 합의점을 찾기 위해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회사는 용역업체와 함께 A씨를 위한 피해보상 방법 등을 알아보고 있으며 A씨가 복귀 후 정상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주경찰서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피의자 B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