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 등 가금류 사육농가의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충북 음성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AI가 평택, 여주, 양주 등 경기 남북축 도시로 번지고 있다. 특히 평택, 양주와 충남 아산은 18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겨울에 극성을 부리는 AI의 특성과 달리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 동시다발로 발생하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8일 포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 두달여 만에 평택과 화성시에 내려진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자 마자 수도권을 덮친 AI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갑작스러운 봄철 AI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짐작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월동을 끝낸 철새의 북상, 겨울철에 쌓아 둔 닭 분뇨의 반출 등을 원인으로 추측할 뿐이다. 다만 양주와 여주의 발생원인은 평택 산란계 농장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AI 발생 추세가 주로 기온이 낮은 겨울에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전국에 토종닭을 공급한 제주 토종닭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긴급 살처분에 나서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다.
사실 이번 AI 기습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를 비롯한 방역당국의 지난 겨울 AI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도에서는 지난 1월 포천, 화성, 평택에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해 28개 농가의 닭 175만5천마리를 살처분했다. 206개 농가의 닭 1천588만5천 마리를 살처분해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었던 지난 겨울에 비하면 피해 규모를 10분의 1로 줄이는 성과를 낸 것이다. 가금류 농장에 대한 겨울철 휴업보상제를 실시하고, 초기방역에 집중한 것은 물론 발생 초기 살처분 반경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AI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처 능력 자체는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당국은 AI의 상시적 발생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는 각종 시료검사에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자 규정에 따라 평택, 화성의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가 허를 찔렸다. 지금이라도 겨울철 중심으로 짜여진 AI 예찰 및 방역 매뉴얼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사설]계절과 무관한 AI 방역 시스템 만들어야
입력 2018-03-18 20:21
수정 2018-03-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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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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