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금싸라기 땅을 학교용지로 헐값에 분양받은 후 종교용도로 활용해 물의를 빚은 기독교한국침례회 수원중앙교회(3월 16일자 1면 보도)가 이곳에서 연간 학비가 1천만 원이 넘는 특권계층을 위한 대안학교를 운영중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과 중앙교회 등에 따르면 중앙교회가 설립한 학교법인 예닮학원(이사장·고명진)은 지난 12일 중·고교생 대상 대안학교 '중앙예닮학교'를 개교했다.
정원은 중학생 120명, 고등학생 240명 등 총 360명이다. 이 학교의 학비는 학생 1명당 1천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수업료만 분기당 각각 90만원·110만원에 달하는 데다, 입학금 80만원과 학교운영지원비 29만5천440원은 별도로 챙기고 있다.
또 매월 기숙사비 27만원, 방과후 활동비 등을 포함하면 연간 총 학비가 1천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전언이다.
일반 학교의 수업료는 '경기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정해진다.
상대적으로 교육비 부담이 큰 자립형 사립고교는 인가를 받을 때 도 조례가 정한 수업료(연간 137만1천600원)의 3배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대안학교는 보조금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관리 조항이 없다.
이 때문에 특권계층을 위한 고가의 수업료가 책정돼도 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광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용지에 귀족 대안학교를 설립 함으로써 우리 같은 평범한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사라졌다"며 "도심 한 가운데 그것도 교육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국 모집 단위의 특혜성 학교를 설립한 이유 자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상화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장은 "대안교육을 위한 학교보다 입시 위주 기숙학원처럼 운영되는 학교로 보인다"며 "교육청이 대안교육과 거리가 먼 학교에 대해 인가를 내주고 수수방관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교회 예닮학교 관계자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한 것"이라며 "수업료는 다른 대안학교와 비교했을 때 비싼 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헐값에 세운 '대안학교'… 교육비만 1천만원 이상
수원중앙교회 광교 금싸라기땅 싸게 분양… 예닮학교 개교
"특권층" 비판에도 관리조항 없어 고가 학비 문제제기 못해
입력 2018-03-20 22:41
수정 2018-03-2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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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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