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거친 막말·폭압정치'에 거부감
南 '탄핵국면 당 맹비난' 당원 반감

"홍준표 간판으로 선거를 어떻게 치릅니까. 빨간색 점퍼를 입지 않고 나 홀로 선거에 나설 겁니다."

6·13 지방선거 본 게임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유한국당의 한 유력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의 넋두리는 한국당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한창 공천 심사를 받고 있는 그는 홍 대표의 거친 말과 폭압정치에 거부감을 보이며 "공천을 받아도 문제"라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당 사정을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도지사 출마에 나선 박종희 전 의원이 최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서 "홍 대표가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비판한 데 이어 당내 중진·온건파 의원들도 22일 한자리에 모여 'NO 홍'을 외치며 홍 대표의 민주적인 당 운영과 언행 자제를 공개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런 분위기에 수긍하지 않는 모습이다. "극소수 중진들 몇몇이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든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남경필 도지사에 대한 반감과 부정적 인식도 깊어지고 있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정당 투표 등 '내리 투표'의 특성이 있는 지방선거에서 간판격인 경기도지사 후보가 남 지사라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인상이다.

남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당을 맹비난하며 흔들었던 장본인으로, 당원들의 반감이 깊다는 얘기다.

선거도 시작되기 전에 '홍·남'에 대한 거부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한 도내 인사는 "세금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오르는데 왜 한국당의 지지율은 떨어지는가"라며 "이게 다 막말하는 홍 대표와 민주적으로 당을 이끌지 못하는 지도력 부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