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0대 장년 우울증검사·자살예방 네트워크 구축 지원
인천 첫 치매 정보교류·상담등 복합공간 '봄날카페' 개소
소아·청소년 인터넷중독 상담·선별통해 수준별 맞춤교육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전문가 상담 없이 방치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정신 건강을 진단하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

기초자치단체가 '정신 건강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인천 서구는 주민 정신 건강의 위험 요인을 초기에 발견하고,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돕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우울한 장년'...조기 검사 지원


인천 서구는 지난 해 서른에서 마흔 안팎의 장년층을 주 대상으로 우울증 집중 검사를 벌였다.

돈벌이가 쉽지 않거나 퇴직의 기로에 서 있고, 육아 스트레스와 경력 단절, 은퇴 후 고독감,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상실감 등으로 우울증을 겪는 30~60대가 대상이었다.

모두 7천614건의 우울증 선별 검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관심군·고위험군으로 분류된 966명을 재검사했고, 이들 중 144명이 전문가 상담을 받았다.

서구 주민을 연령대에 별로 보면 10명 중 4명(39.6%)은 만 40 ~ 64세다. 장년과 노인 인구의 정신 건강 관리에 서구가 힘쓰고 있는 이유다. 구는 서구정신건강증진센터, 가좌·석남건강생활지원센터, 검단보건지소 등에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우울증·스트레스 선별 검사를 진행한다.

■ 자살 예방 네트워크 구축


서구는 지난 7일 서부경찰서, 서부소방서와 함께 자살을 예방하고 사후 관리에 적극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경찰과 소방은 자살 시도자와 유가족의 사후 관리를 위해 구청 보건 공무원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보고 이를 개선하는 데 힘쓰는 것이다.

서구는 이런 노력을 '자살 예방 네트워크 구축'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서구는 연희동을 '마음 건강 희망 울타리 마을'로 선정해, 이 지역의 마을 공동체가 스스로 자살 예방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는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위기 개입 상담'에 나서는 일에 적극적이다. 제도적 대비책으로 지난 2015년 '생명존중, 자살예방 조례'를 제정해 이 사업에 재정 뒷받침 근거를 마련했다.

인천 서구의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는 2013~2014년(각각 138명)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16년 110명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연희동, 검암경서동, 석남1동의 자살률이 높았다.

■ 인천 첫 치매 복합문화공간 '봄날 카페'


서구는 지난 5월 인천 최초로 치매 복합문화공간인 '봄날 카페'를 개소했다. 편안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이곳에서는 치매 정보 교류와 치매 검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구는 이외에도 치매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매전문 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석남체육공원과 가좌동 감중공원에서 운영하는 '거꾸로 체조교실'에서는 치매예방체조를 교육하고 있다.

'처음 가족교실'은 치매 초기진단을 받은 가족을 대상으로 초기 치매 증상 및 효율적인 관리, 의사소통 방법, 가족의 자기 돌보기 등에 대한 교육은 물론, 기존 치매 가족모임에 연계도 진행한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구는 지난해 인천시에서 개최한 '치매관리사업 발전대회'에서 2년 연속 우수프로그램 운영기관으로 기관표창을 수상했다.

■ 인터넷 중독, 예방이 중요


서구는 소아·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는 정서적인 문제, 좌절감, 갈등으로 인한 단절감이 인터넷·게임 중독에 있다고 보고 청소년이 겪고 있는 정신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는 초·중학교 64개교 550명을 대상으로 부모·관찰자를 대상으로 G-척도(초등저학년용 관찰자진단) 선별검사를 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K-척도(어린이·청소년용 자가진단) 선별검사를 하고 있다.

이 중 중독위험 대상자 학생·보호자 150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인터넷 사용개선 및 습관형성을 위해 상담을 진행하고 효과적인 인터넷 사용에 대한 사후 점검을 한다.

중독수준별 맞춤형 집중 부모교육,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치유 프로그램, 고위험 사용자군 병원치료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관내 초·중·고등학교 총 83개교 중 신청학교 20개교를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예방의 필요성 및 중요성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