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501002009400096541

새마을 기의 녹색은 '녹색혁명', 황색원은 협동과 부(富),무한한 가능성을 표시한다. 녹색의 잎과 싹은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최순실 재판이 한창이던 지난해 전국의 각 구청 민원실엔 새마을 깃발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랐다. 지난해 9월 20일 수원 영통구청에 원천교에 설치된 새마을기 12개를 내려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기를 훼손하는 일도 벌어졌다. "새마을 기를 보면 유신 독재가 생각난다"는게 이유였다. 실제 광주광역시는 지난 1월 새마을기가 "유신 잔재 논란이 있고,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민 단체의 요구를 받아 들여 시청·구청·기초의회 청사에서 새마을 기를 모두 내렸다.

이재명 전 성남 시장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14일 뒤인 5월1일 새마을 단체에 양해를 구하고 성남시청 새마을 기를 내렸다. 그 자리에 노란 세월호 깃발을 게양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청사에 새마을기가 사라진 곳은 성남시가 유일했다. 경인일보 21일자 경기판 23면에는 성남시청 광장에 4년만에 새마을기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이재명 전시장이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14일 사임한 후 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재철 부시장이 재 게양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제4회 우간다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왼쪽 가슴에 한글로 선명하게 '새마을'이라고 쓴 초록색 새마을 옷을 입고 있는 우간다 새마을 지도자들이 식장을 가득 메웠다. 우간다는 현재 30여 개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과 지도자 연수원까지 있을 정도로 새마을 운동에 푹 빠져 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의 열렬한 신봉자다. 그는 2015년 유엔 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이뤄진 르완다의 고도성장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덕분"이라고 연설까지 했다. 인종청소 대량학살로 유명한 르완다는 예전 악몽을 딛고 연 평균 8%라는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는 나라가 됐다.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공무원,학생,농민들은 새마을 운동을 배우려고 한국을 찾는다. 그들은 새마을 운동의 종주국에서 새마을 기가 내려지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할 것이다.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