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도화동 주상복합 건설
기존 민주·한국노총 2곳에
한노총 소속 추가 경쟁심화
시공사 "3곳과 조율 걱정"

인천 남구 도화동의 주상복합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작업을 앞두고 기사 배정을 위한 '노(勞)·노(勞)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2개 노조 소속 기사들이 타워크레인을 배정받았는데 최근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노조가 추가로 만들어지면서 노노 갈등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23일 오전 10시께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 노조 타워크레인 분과 수도권지부 소속 조합원 50여명이 남구 도화도시개발구역 주상복합 신축공사현장 입구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안전한 산업현장 만들기와 함께 그동안 만연했던 '타워크레인 뒷돈 문제', '근무 태만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조건을 걸고 자신들의 조합원에 기사를 배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타워크레인 관련 노조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와 한국노총의 연합노련 한국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 전국건설산업 노조 타워크레인 분과 등 총 세 곳이다. 이 중 집회를 진행한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분과는 지난 1월 발족한 '신생 노조'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분과 관계자는 "기존 노조에 속해 있는 기사들과 비노조원이었던 기사들이 합쳐져 노조가 만들어졌다"며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작업장이 있어도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결정권자인 타워크레인 업체에서도 임금문제 등 고용부문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노조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같은 한국노총 아래 있지만 서로 다른 노조라고 주장하며 기존 한국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와 별개의 자(自) 조합원 기사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남구 도화도시개발구역 주상복합 신축공사현장은 오는 29일부터 7대의 타워크레인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7대의 타워크레인을 두고 세 개의 노조가 기사 배정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논의를 진행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와 한국노총 한국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는 각각 4대의 타워크레인 기사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 배치되는 타워크레인은 7대지만 양대 노조에서 요구하는 것만 해도 이보다 많은 8대다. 여기에 더해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분과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기존 노조 2개 단체와 기사 배정을 두고 논의를 하면 됐지만, 이제는 3개 단체와 조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사 배정을 두고 생기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작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타워크레인 높이와 종류별로 기능과 숙련 정도에 따라 필요한 기사가 다르다"며 "노조 측에서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사를 투입하는 경우가 있어 안전사고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