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청년층 대책인지 불분명
고학력인구 과잉 배출로
대기업-中企간 이중구조화 된
노동시장 개혁 풀어야 할 숙제
타 노동정책과 부조화도 해결해야
그렇지 않아도 청년실업률이 높은데다 베이비붐세대(55~63년생)의 자녀들인 에코세대(91~96년생)가 노동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게 되어 향후 몇 년간 청년실업률이 크게 증가할 상황이라 우선 급한 대로 한시적인 대책을 추진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소득지원을 통해 꽤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제공하여 청년실업과 미스매치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의 대책이 인턴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데 급급했던 것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정부의 이번 대책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이번의 대책이 청년층 대책인지 에코세대 대책인지가 분명치 않다. 현재의 에코세대는 당연히 청년층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에코세대는 청년층에서 벗어난다. 연령대가 정해져 있는 청년층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인구가 줄어든다. 에코세대는 나이가 들 뿐 인구는 거의 줄지 않는다. 청년층과 에코세대의 일자리 문제는 서로 다르다는 말이다. 인천만 하더라도 청년층(15세~29세) 실업자는 2017년중 2만8천명이다. 그런데 2021년에는 인천의 청년층 인구가 2017년보다 3만4천명이 줄어든다. 청년층 일자리가 유지된다면 일자리에 비해 청년층의 인구가 모자라게 된다. 즉, 청년층 일자리가 크게 줄지 않는 한 특단의 대책이 없더라도 청년층 일자리 문제는 시간이 가면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에코세대는 인구가 줄지 않으니 나이가 들어도 일자리 문제가 지속된다. 따라서 지금의 청년층 일자리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년층의 문제가 아니라 에코세대의 문제이다. 에코세대의 문제는 시간이 간다고 해결되지 않음에도 이번 대책은 한시적이다.
둘째, 지금의 일자리 문제는 고학력인구 과잉배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고착에 기인하는 문제이다. 그동안 수요변화에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했던 대기업은 기계화와 자동화로 임금부담을 피해왔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서의 고급 노동수요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수요의 불안정과 불가측성으로 함부로 시설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가능한 한 저임금의 노동에 의존해야 했다. 노동수요가 있지만 저임금노동에 대한 수요이다. 노동시장이 이중구조화된 이유이다. 장기간에 걸쳐 구조개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3~4년간의 한시적 대책으로 해결될 리 없다. 더군다나 재정에 의한 임금보전은 부작용만 키울 우려가 크다. 임금보전이 끝난 뒤 이미 임금보전에 맛을 들인 젊은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에는 대책 이후의 대책이 없다.
마지막으로, 다른 노동정책과의 부조화를 어떻게 풀 것이냐 하는 것도 커다란 숙제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여건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대책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대기업 없이 온전히 중소기업이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그나마 세금을 내고도 저축여력이 있는 청년과 세금도 못내는 저임금에 저축여력도 없는 청년간의 보조금 격차, 기존 청년과 신규 진입청년 소득의 역전 등 이번 대책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마저 중소기업이 풀어내야 할 형편이다.
앞으로 들어갈 예산이 추경과 세금감면을 포함해 10조는 쉽게 넘을 것이다. 작은 돈이 아니다. 추경예산 편성과 세법 개정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좀 더 긴 안목에서 정책효과를 짚어보며 보다 세련된 대책이 되도록 차분한 재검토를 기대해 본다.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