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연세대학교의 글로벌캠퍼스 1단계 사업이 미완성된 상태에서 2단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특혜 제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조성 1단계 사업으로 캠퍼스·병원·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병원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28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인천경제청과 연세대는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 송도캠퍼스 2단계 부지 공급 계획안'이 지난 27일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했으며, 연세대는 29일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글로벌캠퍼스 1단계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인천시와 연세대는 2006년 1월 글로벌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가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2개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3.3㎡당 50만원)로 공급하고, 연세대는 캠퍼스·병원·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연세대는 1단계 5천명 등 총 1만명의 학생을 유치하겠다고도 했다.

인천경제청은 협약에 따라 1단계 사업 부지로 송도 7공구 약 92만㎡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공급했다. 연세대는 그곳에 캠퍼스를 조성해 2010년 3월 개교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추진되지 않고 있고, 교육연구시설 조성사업은 초기 단계다.

병원 건립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인천경제청은 세브란스병원 건립 이행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연세대 측은 송도 11공구 2단계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인천경제청에 제시했고, 두 기관은 2단계 사업 면적과 토지 공급가격 등에 대한 협상을 최근까지 벌였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신규철 정책위원장은 "1단계 사업 부지에 병원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2단계 사업을 진행하면서 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땅을 확보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2단계 사업 추진을 놓고 인천시 내부에서도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인천경제청은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인천경제청 한 관계자는 "병원 건립 등 글로벌캠퍼스 1·2단계 사업을 완료하기 위한 조치"라며 "합의 내용은 29일 연세대의 2단계 사업 계획 발표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