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투운동 2차 피해 예방책 마련 시급"
"연정, 예산 나눠먹기식 따끔하게 지적"
"무상교복·민자도로 통행료 내용 부실"
경인일보 2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8일 경인일보 3층 소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홍문기(한세대 교수) 위원, 송원찬(경기복지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위원이 참석했다.
허성수(부천원미서 생활안전과장) 위원은 서면으로 함께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이재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송원찬 위원은 2월 가장 큰 이슈를 평창올림픽과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 경기도 연정 종료를 꼽았다. 송 위원은 "평창올림픽은 국가적 행사로 중앙 언론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경인일보는 지방 언론사임에도 불구하고 충실히 성과 있게 보도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미투 운동과 경기도 연정 종료에 관련해서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천주교구 등 경기도에서도 미투 폭로가 있었다. 가십처럼 지나가는 사건으로 보지 말고 미투 운동이 현재 거론되는 이유와 앞으로 방향 등에 대해서 짚어주길 바란다. 또한 연정이 마무리 됐는데, 사설 등을 통해 예산 나눠먹기 식의 행태를 타 경쟁지보다 비교적으로 따끔하게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박은순 위원도 미투 운동에 대해 "지금 분위기를 보면 미투 운동이 냄비처럼 계속 끓어 오르겠지만, 한편에선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을 배척하는 '펜스룰'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2차 성차별을 유발하는 것으로 미투 운동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행태일 뿐이다. 기존에 행해졌던 성폭력이 예방되려면 여성 배척이 아닌 우리 사회의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은 "20일자에 비만의 사회적 경제 비용이 99조원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논문 등을 보면 비만은 경제적 여건과 높은 관계를 가진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비만율도 높은데, 비만을 사회적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도민들의 건강권 확보 등과 연관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을죽 위원은 "경인일보 기사를 보면 미투운동에 대해 성폭력 예방이나 대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사건을 다루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이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적폐"라며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반복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밖에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언론보도 준칙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맛집 기사와 관련해 이 위원은 "맛집은 도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관심이 큰 기사다. 경인일보의 경우 맛집 기사가 오래되다 보니 소재 고갈 등으로 소개만 하는 형식"이라며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지 등 객관적으로 증명이 필요하다. 맛집 선정 위원회 등을 마련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홍문기 위원은 "경인일보 1면을 보면 누구를 위한 1면인지 생각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2월에 보도된 1면을 분석해 보니 평창올림픽, 정상회담 등이 차지했고 지방선거와 관련된 출사표와 당의 입장 등에 할애 됐다"면서 "이것들이 과연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일지, 꼭 실어야 하는 것인지, 선거 과열 조장은 아닌지 등을 검토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홍 위원은 이어 "최근 무상 교복이나 민자도로와 관련된 통행료 정책 등이 1면에 실렸는데, 내용이 전반적으로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정책적 지적을 1면에 싣고 나머지 사회적 이슈 등은 후속면에 실어야 하는 것 아니였느냐"고 덧붙였다.
허성수 위원은 27일자 '경찰 청소년 선도프로그램 무용지물' 기사와 관련해 "강제성이 없어 참여율이 낮다는 중요한 지적을 담고 있어 문제 학생들을 자주 접하는 경찰 입장에서도 공감됐다"면서 "다만 학생 입장에서 이용하고 싶어도 선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이 대부분 평일에만 운영해 방과 후 참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주말 프로그램 확장과 인력 및 예산 증대 등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거론했으면 더욱 탄탄한 기사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준호 위원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련해 "과거에는 관광산업이 유지되지 않는 원인을 사드 문제라고 지적해 보도했는데, 지금은 사드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경기도 등에는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경기도의 문화 관광 사업이 사드 장벽 해소 이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대안들이 있는지 정책적으로 살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은 "삼일절 특집 기사가 보도됐는데, 타 매체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으로 독보적이고 신선했다"며 "사실 경인일보의 기획은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의 이슈를 경기도 이슈로 이끌어 잘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만 같은 사안이라도 전국과 경기도가 다를 수 있는 데 독자가 좀 더 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차별성을 강조하면 더 풍부한 기획기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