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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7시 40분께 김포시 대곶면 돼지농장에서 국내 첫 돼지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이튿날 오전 버스 3대에 나눠타고 현장에 투입된 김포시청 6급 이상 간부들이 방역복장을 착용하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국내 첫 돼지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김포시의 공무원들이 확산 방지를 위해 밤낮으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김포시 공무원 100여 명은 구제역 확진을 받은 지난 27일 새벽부터 현장에 투입된 후 흙바닥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온종일 살처분에 매달렸다. 화장실도 변변치 않아 주변 영업장에 일일이 양해를 구하며 이용하고 방역복 속으로 땀을 비 오듯 쏟아내는 와중에도 결연하게 작업에 몰두했다.

이보다 앞서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26일부터 고근홍 소장과 김무현 농정과장 등 김포시농업기술센터 간부들은 연일 쪽잠을 자며 현장에서 강행군 중이다. 이들은 구제역 발생 3㎞ 이내 농가들이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조치에 반발하자 장시간 설득 끝에 동의를 얻어냈다.

이번 사태에서 무엇보다도 빛났던 건 트라우마를 무릅쓴 6급 이상 간부들의 솔선수범이다. 지난 2010년 김포에 구제역이 닥쳤을 때 살처분과 방역을 이미 경험했던 간부들이지만,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어미와 새끼 돼지들을 억지로 밀어 넣어야 하는 고통은 이번에도 피할 수 없었다. 장영근 부시장을 비롯해 대곶면이 고향인 이하관 기획재정국장 등 고위간부들도 휴가를 취소한 채 달려와 힘을 보탰다.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30일 예비후보에 등록하는 유영록 김포시장도 마지막 날까지 현장을 찾았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코앞에 두고도 구제역 발생 직후 후보 등록시기를 늦추려 고민했던 유 시장은 예방적 살처분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부담을 덜었다. 유 시장은 "구제역 사태가 무사히 마무리되도록 선거일정 중에도 끝까지 신경을 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용역업체에서 예방적 살처분 작업을 대행한 이후에도 김포시 공무원들은 발생지·통진읍 옹정리·풍무동 도축장 앞에 설치된 2인3교대 방역통제초소를 24시간 지키고 있다. 이와 별도로 주간 2인1교대 AI초소도 4곳에 운영 중이다. 7개농가 5천300여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은 30일 완료된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국내 첫 돼지 A형 구제역 발생 일지

-26일 19:30 대곶면 돼지농가 김포시에 구제역 의심신고

-27일 08:00 도 동물위생시험소 간이검사결과 양성 판정

-27일 10:00 김포시, 6급 이상 간부 100여명 현장 투입

-27일 11:30 정밀검사서 국내 첫 '돼지 A형 구제역' 확진

-27일 12:00 농식품부 전국 우제류 48시간 이동중지 명령

-27일 13:00 발생농가 917두 살처분 시작, 오후 8시 종료

-28일 12:00 김포시 대곶면·통진읍·풍무동 방역소 가동

-28일 19:00 김포시·인근 농장주 간 예방적 살처분 합의

-29일 08:30 발생지 3㎞ 이내 5300여마리 살처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