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건설현장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현장 작업자 1명이 숨졌다.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공사장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현장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11시 34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주상복합 신축공사장에서 불이 나 현장에서 작업하던 A(56)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B(48·여)씨 등 6명이 전신 2·3도의 화상을 입는 등 부상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화재는 공사장 1층에서 철근 파이프를 연결하기 위해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천장 단열재에 날리면서 발생했다. 이후 불은 현장 바닥에 쌓여 있는 스티로폼 단열재에 옮겨붙으면서 크게 번졌다. 용접작업을 하던 C(54)씨와 함께 있던 화재 감시인 D(63)씨는 현장에 있는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고 했지만, 소화기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용접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작업인 만큼 현장 주변에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도, 당시 현장에는 스티로폼 단열재가 쌓여 있어 화재를 키웠다"고 말했다.

중부고용노동청는 사고 이후 시공사를 상대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시공사와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를 불러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안전진단을 명령할 예정이다. 경찰은 용접공 C씨와 화재 감시인 D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10시 41분께 중구 운서동의 한 기내식 제조시설 건축현장 3층에서도 불이 나 출동한 소방에 의해 오후 1시 6분께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3층에서 방화문을 설치하기 위해 용접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