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선거 성향별 다자구도 예고
보수·촛불·교육전문 쟁점 치열
'용어 적임자' 두고 신경전 전망
선관위 "특정 가이드라인 無…
단일·대표 등 신중히 사용" 권고

인천시교육감 선거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유권자에게 쉽고 명쾌하게 자신을 소개해야 하는 후보들의 용어 선점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정당 참여가 금지된 교육감선거에서는 간접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알리기도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용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성향별로 '보수' 2명, '중도' 1명, '진보' 1명의 다자구도로 치러질 확률이 커졌다. 예비후보 등록일 순으로 고승의 전 덕신고 교장과 도성훈 전 전교조 인천지부장, 박융수 전 인천시교육감권한대행과 곧 예비후보 등록 예정인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 등 4명이 경쟁 구도에 있다.

우선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2명의 '보수' 후보가 나와 불리한 고승의·최순자 두 후보 사이의 '보수' 타이틀을 둘러싼 신경전이 예상된다.

고승의 후보는 아직 '보수'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걸고 있지 않지만, 범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 모임인 '인천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통합위원회 추대 후보'라는 타이틀을 얻은 최순자 후보가 어떤 행보를 걷느냐에 따라 '보수의 적임자' 타이틀을 두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례로 4년 전 치러진 교육감선거에서는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과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이 '보수단일후보'라는 용어를 두고 선거 기간 중 법정에서 다툼을 벌인 바 있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교육감 후보 단일화 모임인 '2018촛불교육감추진위' 경선을 통과한 도성훈 예비후보는 '촛불'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 '촛불'을 두고도 신경전이 예상된다.

한 후보는 "'촛불'은 혁명을 이뤄낸 국민들을 일컫는 용어지 특정인이나 일부 단체가 대표 자격으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피력하고 있다.

'교육전문가', '교육행정의 달인' 등의 용어도 마찬가지다.

중도로 분류되는 박융수 예비후보는 '교육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는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 경험과 최장기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 대학 강의 등 현장 경력을 바탕으로 '보수'도 '진보'도 아닌 '교육중심' 후보임을 강조한다.

고승의 예비후보도 '교육행정의 달인' 등으로 자신의 교육청 행정직 경력을 강조하고 있어 박융수 예비후보와 미묘한 경쟁 구도에 있다.

이에 대해 인천선관위 관계자는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용어에 대한 특별한 '가이드라인'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단일후보', '대표후보' 등의 용어에 대해서는 사용에 신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