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201000139200006651

이슬람교와 신도인 무슬림에 대한 편견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잔인한 테러행위 탓이 크다. 미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지만, 알 카에다의 9·11 테러가 미국에 남긴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알 카에다 조직이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시비 걸어 김선일씨를 참수해 우리와 악연을 맺은 건 2004년의 일이다. 당시 흥분한 네티즌들은 이슬람 사원을 겨냥한 돼지피 보복테러를 외쳤다. 구호에 그쳤기 망정이지, 실행됐다면 그야말로 이슬람 국가 전체와 척을 지는 외교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다.

무슬림이 한국에서 겪는 가장 큰 고역이 돼지고기 상식(常食) 문화라 한다. 무슬림들이 매일 암송하는 신성한 경전 '코란'은 돼지고기 식용을 엄하게 금지한다. 코란은 무슬림에게 허용되는 '할랄'과 금지된 '하람'을 명시하고 있는데 '돼지고기와 죽은 고기, 피, 하나님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죽인 동물의 고기'가 하람에 포함된다. 무슬림의 하람 식재료 기피는 신의 뜻에 따른 것이니 설득 대신 존중할 수밖에 없다. 중화사상의 중국도 무슬림 소수민족 학교에서는 할랄 식재료만 쓰는 이슬람 식당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밥 가지고 분쟁을 일으킬 수야 없는 일 아닌가.

할랄 산업이 글로벌 블루오션 산업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17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으로, 할랄 식품시장 규모만 7천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니 당연한 일이다. 일본은 고래고기에까지 할랄 인증을 내주고, 공항에는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할랄 인증을 지원하는 등 뒤늦은 추격전이 한창이다.

그런데 해마다 경기도를 찾아온 20만명 안팎의 무슬림 관광객들이 밥 먹고 기도할 장소가 태부족이라니 한심한 일이다. 그 이유가 무슬림과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동일시하는 편견이 작용한 탓이라니 더욱 그렇다. 본디 이슬람교는 평화를 추구하고 공존을 지향한다. 어느 종교나 극단주의자는 있지만, 그들로 인해 종교의 참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아무튼 우리를 찾아온 손님 아닌가. 그들 식대로 먹고 기도하게는 해주어야 동방예의지국의 도리에 맞는다.

/윤인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