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내 버스가 대중 '고통'수단으로 전락했다.

   수십대를 투입해야 할 버스노선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차량대수를 줄여 '유령노선'을 만드는가 하면 승차 거부를 일삼는 등 버스업체가 입맛에 따라 버스를 운영하면서 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2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10월말까지 시외·시내, 마을버스등 성남지역 버스업체에 내린 행정처분은 모두 832건으로, 하루 1차례 이상 불법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매겼다.

   유형별로 무정차통과가 16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임의 증·감차운행(153건)과 불친절(87건), 난폭운전(78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성남에서 30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K교통의 경우 같은 기간 임의 증·감차운행 149차례, 무정차통과 136차례나 적발되는 등 모두 665건의 행정처분을 받아 전체 행정처분 가운데 80%를 차지했다.

   이 업체의 70-1번 버스(성남 중원구 상대원~서울 잠실)는 19대 운행허가를 받고도 수요가 워낙 적은데다 잠실로 가는 버스가 많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4~5대만을 운행하고 있다.

   대신 운행허가를 받고 놀리는 10여대 버스에서 '-1'자를 지워 상대원에서 서울 상봉동까지 운행하는 자사의 70번 버스로 대체 활용, 돈벌이가 되는 노선에 버스를 집중 투입하고 있다.

   또 D교통 일반좌석 906번(분당구 구미동~복정동~을지로5가) 버스는 운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복정동 정류장에 아예 정차를 하지 않아 시에 수차례 무정차통과로 적발됐다.

   지난 21일 복정동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 문모(28)씨는 “자정께부터 1시간20여분동안 4대의 버스가 왔지만 모두 그냥 지나쳤다”며 “정류장 표지판엔 분명 이 버스가 정차한다고 표시돼 있는데 알고보니 운전기사 멋대로 승·하차를 하지 않는 이름뿐인 정류장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 관계자는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27일 버스업체 대표자들을 모두 불러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