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새끼
남동 유수지에서 부화한 새끼 저어새들이 성장해 둥지를 떠나는 생존율이 먹이 공급원인 갯벌 면적 감소 등으로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갯벌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은 남동유수지에서 부화한 새끼 저어새 모습(붉은 원). /경인일보DB

매립진행·해양오염 환경 악화

부화한 새끼, 둥지탈출 생존율
2012년 정점후 매년 감소 추세
"제도적 보호 장치 미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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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유수지에서 부화한 새끼 저어새가 건강하게 자라 둥지를 떠나는 비율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먹이 공급원인 갯벌 면적 감소가 새끼 저어새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어새네트워크가 남동유수지 저어새를 모니터링한 자료를 보면, 이곳에서 부화한 저어새가 성장해 둥지를 떠나는 생존율은 2012년 95%를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2016년 75%까지 줄었다.

남동유수지 출생 저어새 10마리 중 2~3마리는 생후 1년 이내에 숨을 거둔다는 것이다. 생존율은 2017년 85.7%로 늘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저어새의 둥지당 새끼 비율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어새가 둥지당 최대 3마리를 낳아 키우는 비율이 37.5%(2010년)에서 7.4%(2016년)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12.1%(2017년)에 머물렀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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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유수지 저어새 서식 생태계 변화는 인천 송도갯벌 매립과 함께 진행 중이다. 2011년 송도 11-1공구(4.32㎢) 매립 공사가 착공한 이후부터 생존 비율이 낮아지고, 부화하는 새끼 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송도 11-2공구 물막이 공사가 시작된 2013년 12월 그 영향이 두드러졌다. 어린 저어새가 어미로부터 먹이를 얻지 못하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해 죽은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세계 4대 번식지인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의 개체 수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다.

저어새섬사람들 김보경 부회장은 "저어새가 이곳에 둥지를 튼 지 10년이 됐지만,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다"며 "갯벌 매립을 최소화하고 저어새와 같은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갯벌은 육지에서 나오는 오염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인천 강화 갯벌도 위험하다.

해양환경관리법에서는 육상 부문에서 바다나 갯벌로 배출되는 생활하수 등에 대한 처리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 하수도법에서 하수종말처리장이나 개인하수처리시설 등에서 배출하는 하수의 기준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대부분 바닷가 인근에 운영되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의 경우 그 수가 많고 단속인력은 적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화군의 경우 개인하수처리시설이 9천여 개가 있지만, 담당 인력은 2명이 전부다. 환경단체에서는 하수의 갯벌 유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집행위원장은 "갯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갯벌 오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육상 부문에서 갯벌 등 해양으로 흘러드는 하수에 대해서는 하수도법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해양 부문에 대해 따로 기준은 정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환경부와 협의해 해양 오염을 막을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공승배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