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복판 플라스틱 쓰레기 섬
심각한 생태계 혼란 인간 위협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이용 등
작은 실천으로 지구환경 지켜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삶 속에서 플라스틱이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시계의 알람을 끄고, 플라스틱 슬리퍼를 신으며 욕실에 들어가서 플라스틱 칫솔에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치약으로 이를 닦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는다. 마트에 한번 다녀오면 종류별로 채소를 담은 비닐봉지, 플라스틱 사각 팩 등의 쓰레기가 나오고, 마트에서 오는 길에 마신 커피 한잔은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뚜껑으로 남는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봉지 등은 계속해서 생산되고 쉽게 소비되며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이 편리함 이면에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생산된 플라스틱은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 지구 어딘가에 남아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런데 세계 도처에서 플라스틱 제품은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한반도 면적의 15배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한다. 바람과 해류를 타고 전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섬이다.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그 양은 더 늘었다고 한다. 이 쓰레기의 90%가 플라스틱이다.
쓰레기가 넘쳐나고 바다를 뒤덮고 있다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결국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것이다. 커다란 플라스틱이 지구를 떠돌다가 마모되어 미세한 입자로 잘게 부셔지면 해양 생물들은 먹이로 착각해 먹게 되고 그들의 위(胃)는 쓰레기로 가득 차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긴 시간 동안 여기저기 떠돌며 많은 생명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담은 그림책 '플라스틱 섬'(이명애 글·그림/상출판)은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를 간결한 문장과 그림으로 알려주고 있다. 어느 바다 한가운데에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용품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곧 알록달록 플라스틱이 모인 섬(島)으로 바뀐다. 이 섬에 살게 된 새들을 비롯해 많은 생명이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먹는다. 플라스틱으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고통 받는 현실을 수묵화로 담담하고 잔잔하게 표현하고 있다. 마음이 먹먹해진다.
당장에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 9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는 제품(세정제, 각질 제거제 등)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마련되었다. 아직은 미비한 시작이지만 앞으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정부의 규제와 함께 기업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과대 포장을 줄이고 제품의 사용 후 폐기처리에 대한 연구 등 지구환경에 대한 고민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들 하나하나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큰 섬이 만들어진 것처럼 반대로 우리들 개개인의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쓰레기대란을 계기로 우리들 개개인이 먼저 움직여야겠다. 막연한 환경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는 등 아주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 하나하나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