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후원 물품 유치·사회공헌 활동 사활
1·2부 분할 6년째… 지자체에 기대기보다
자체 수입창출 운영방안 고민해야 할때

K리그2에 속한 구단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건 사실 드문 경우다. 하지만 이 두팀은 비슷한거 같지만 서로 상반된 상황 때문에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K리그2 개막전 부천FC가 1위를 질주할거라는 예상을 한 축구 전문가와 팬은 많지 않았다. K리그2에는 K리그1에서 강등된 팀들이 많다. 이들 팀은 다시 K리그1로 복귀하기 위해 리그 평균 운영비 보다 많은 운영비를 책정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부천FC는 K리그1에 오르기 위해 야심차게 선수들을 영입한 팀들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낮은 운영비로 운영되고 있는 팀이 부천FC다.
반면 성남FC는 지난해 연말 시의회의 반대로 필요한 예산 70억원 가운데 15억원만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 나머지 55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부활시키려 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표면적으로는 구단과 시의회간의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은 한국프로축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성남구단이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는 운영비는 부천구단보다 2배 이상 많다.
수년전 스코틀랜드의 셀틱FC와 일본프로축구 우라와 레즈 구단을 방문했을때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관람권 판매에서 확보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금액을 광고와 후원으로 확보하고, 이를 위해 비시즌 기간 사활을 걸고 마케팅 활동을 한다고 덧붙였었다.
비단 축구만이 그런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의 유일한 시민야구단인 히로시마도 입장권 판매, 광고와 후원사 모집으로 야구단 운영비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라쿠텐도 모기업에 기대기 보다는 구단 운영비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입장객의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 해외프로스포츠구단들은 살아 남기 위해 사활을 건다.
하지만 한국 프로스포츠구단들은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기업구단들은 모기업에, 시민구단들은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의지하는 경향이 크다.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구단은 한때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썼었다. 하지만 전체 운영비 중 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크지 않았다.
물론 모두 그런건 아니다.
K리그2에 속한 구단 중 부천만 이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건 아니다. 안산그리너스FC도 부천구단 못지 않은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상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고 군인 선수들의 팀인 아산무궁화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은 성적 못지 않게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남다르다. K리그2에서 재정이 열악한 구단으로 꼽히는 부천구단과 안산구단, 안양구단 등은 지역 기업에 현금 후원에 국한하지 않고 후원물품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안양구단은 유명 치솔회사와 협약을 맺고 구단 로그를 넣은 상품을 개발해 판매 수익 일부를 받기로 했고 막내 구단 안산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1년에 수십차례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K리그가 1부리그와 2부리그로 나뉜지 6시즌째다.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기초지방자치단체에 기대기 보다는 이제는 프로스포츠단으로서 자체적으로 수입을 창출해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때다.
/김종화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