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9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탄핵이란 국가적 불행에 대해 한때 집권여당 최고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호소하는 등 선거전에 나섰다.
김태호 전 지사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의 변으로 "그동안 한국당이 도민에게 너무 큰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이 같이 밝힌 뒤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김 전 지사는 "지금 보수가 벼랑 끝에 서 있다. 대한민국 땅이 한쪽으로 너무 기울였다"면서도 "다 자업자득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보수진영의 실태를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보수가 망하면 나라도 국민도 불행하다. 아무리 미워도 경남만은 지켜달라"며 "이번에 꼭 지켜서 새 희망의 터가 되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인 경남을 지키기 위해 저를 버리겠다"고 호소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경남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하겠다"며 "꺼져가는 경남의 성장엔진을 다시 살리는 것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공언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나선 김 전 지사는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당 대표에 대한 도정 평가 등에 대해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홍준표가 이끈 도정은)도민이 잘 판단하리라 보고 있다"며 "지난 두 번의 김태호 도정에 대한 기대와 흼아을 평가하는 그런 의미가 더 크다"고 소개했다.
특히 "지방선거는 중앙(차원의) 논리는 배제되는 게 맞다"며 "경남도정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를 평가하는 선거이지, 중앙논리가 선거에 개입하는 중앙 지원이나 메시지는 옳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지방선거에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은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이어 "탄핵 이후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야 하는데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며 "경남이 무너지면 당의 존립과 김태호의 미래도 없다는 측면에서 민심의 요구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요구가 당 지도부에 전달돼 지도부가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 제게 출마를 요구했다. 당과 경남이 어렵다면 이를 지키는 것이 어떤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전 지사가 출마선언을 한 이날 경남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김영선·안홍준 전 의원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과 공천무효 확인소송을 잇따라 내는 등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당의 공천 결정과정에 여러 가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분들도 경남도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와 비전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분들이 쌓아놓은 땀들을 도정에 잘 녹여낼 수 있도록 화합의 길을 찾겠다"고 털어놨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