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권영민

"우승 2번 하고 세터상도 받아 봐
김호철 감독님 같은 지도자 될 것"


남자 프로배구 수원 한국전력의 베테랑 세터 권영민(사진)이 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10일 권영민은 "지난 시즌 코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했지만 이제는 내려 놓아야 하는 때라고 생각했다"며 은퇴 입장을 밝혔다.

권영민은 인하대를 졸업한 후 지난 2002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03년 주전을 꿰찬 권영민은 삼성화재의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프로배구 원년인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V리그 우승을 이끈 권영민은 의정부 KB손보를 거쳐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권영민은 "KB손보에서 이적하면서 한국전력에서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은퇴는 2~3년 전부터 생각했었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배구 선수로서의 삶을 '행복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권영민은 "프로선수 생활을 하며 우승을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저는 2번에 걸쳐 우승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봤고 세터상도 받아 봤다"고 전했다.

이어 권영민은 "저는 배구 선수로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구를 했기에 지금의 부인을 만나 예쁜 가정을 만들 수 있었다. 배구는 저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영민은 "프로 선수로 생활하며 여러 감독님들을 만나 봤지만 제가 세터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분이 김호철 감독님이시다. 김 감독님과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