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 검찰은 왜 '공소권'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가

'그것이 알고싶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 성추행 의혹 사건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가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성추행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14일 SBS TV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기억과 조작의 경계-전직 검찰총장 성추행 의혹 사건' 편이 다뤄졌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신승남 전 검찰총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여직원 A씨를 어렵게 만났다.

A씨는 지난 2014년 신 전 총장을 고소할 당시 "(신 전 총장) 지난 2013년 6월 22일 밤중 기숙사 방을 찾아와 껴안고 강제로 입맞춤했다"면서 "내 아내보다 예쁘다. '애인하자' 등의 말을 하고 방을 나가며 5만 원을 줘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하던 의정부지검 형사4부는 지난 2015년 12월 신승남 전 총장에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유는 신 전 총장이 2013년 6월 22일이 아닌 5월 22일에 기숙사에 방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한 성추행 사건 이후 피해자가 1년 안에 직접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친고죄 규정이 지난 2014년 6월부로 폐지되었다고 주장해 공소권 혐의 없음을 내세웠다.

다시 말해 2014년 6월 19일 이후의 성추행 관련 사건은 1년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법규가 적용되는 것이다.

A씨가 신 전 총장을 고소한 시점은 사건 발생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고, 신 전 총장은 법 테두리의 족쇄에서 벗어나자 곧바로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결국 A씨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법정을 오가야 했고, 재판부는 "이 여성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강제추행 여지를 인정하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이와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고,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총장이라는 지위가 검찰 권력의 정점이다. 전직 검찰총장의 이름이 들어간 고소장을 받아든 후배검사가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며 "전화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이름만으로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검찰의 짜 맞춰진 수사를 비판했다.

재판 이후 남은 것은 A씨의 상처와 악몽뿐이었다. A씨는 "바라는건 재판이 빨리 끝나는거다. 이제는 사과도 바라지 않고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이제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 돌아간다면 소송을 안할거다"며 그간의 고충을 눈물로 토로했다.

A씨를 묵묵히 지켜보던 그의 아버지조차 "다시 해도 똑같이 고소할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다. 여기서 사건을 무마시키고 넘어가면 다른 피해자가 또 나오고 또 넘어가고 없어지지 않는다"고 딸을 향한 미안함이 섞인 복잡한 속내를 힘겹게 꺼냈다.

한편,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한다.

/손원태 인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