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공정·전문성, 품격 부정에
절독 내몰리는 신문현실 안타까움
소셜미디어는 저널리즘아닌 정보
각국선 민주주의위해 다양한 지원
우리도 자기노력 전제 관심 절실

월요논단-이용성1
이용성 한서대 언론학 교수
지난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신문협회가 주최한 행사가 5일에 미리 개최됐지만 관련된 특집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워 썰렁한 느낌이었다. 신문이 직면한 현실이 보여주는 듯했다.

신문은 저널리즘과 산업의 두 가지 측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신문 저널리즘이 처한 현실은 객관성, 공정성, 전문성, 품격이 부정되는 '기레기'란 말로 집약될 수 있다. 최근 진보와 보수를 대표한다는 신문까지도 같은 진영이라는 독자들의 집중적인 비판에 노출되고 심지어 절독에 시달리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7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신문의 신뢰도가 조금 향상됐다. 그러나 신문의 위기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종이신문의 경우 1996년에 비교해, 2017년 열독률이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1년 조사 이후 증가 추세여서 신문의 영향력을 믿게 해줬던 결합열독률(일주일간 종이신문, PC, 모바일, 일반 휴대전화, IPTV로 신문기사를 이용한 비율)마저 2017년부터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우리사회가 신문의 위기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문의 위기를 방관하지 않고 여러 나라에서 신문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문자·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해서 신문을 이용한 교육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신문을 지원하기 위한 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디지털미디어환경에 적합한 지원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2009년부터 미국 의회에서도 신문을 지원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2월에는 영국에선 처음으로 신문산업의 위기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시작됐고 이를 위한 전국 실태조사가 추진된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는 가장 신문 지원의 역사가 오래되고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인 나라이다. 프랑스에서 신문은 민주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사상과 의견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신문을 지원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젊은 세대가 책과 신문 읽기를 기피하기 시작하자 문자·활자 진흥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에서 문자·활자문화란 지식과 지혜의 계승 및 확산, 풍요로운 인간성의 함양과 건전한 민주주의 발달에 필수적이라고 규정된다. 덴마크는 신문 등 미디어를 진흥하기 위한 기금지원 정책이 단순히 언론기업의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모두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신문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신문지원을 위한 실태조사 추진을 언급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미디어의 쇠퇴로 가짜뉴스 등에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미디어인 신문에 지원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나 유럽의 뉴스 신뢰도 조사에서 소셜 미디어의 뉴스 신뢰도가 감소하고 전통미디어의 뉴스 신뢰도가 상승하는 추세가 감지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여러 나라에서 펼쳐진 신문지원에 대한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신문은 우리의 알 권리 보장과 민주적인 여론 형성, 읽기 문화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미디어이다. 또한 "소셜미디어는 저널리즘이 아니다. 정보다. 정보를 가지고 하는 일이 저널리즘이다"란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신문을 위협하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환경은 도리어 전통적인 신문의 객관성, 전문적 분석과 해설이 여전히 필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절한 신문 지원정책에 대한 논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문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미디어인데도 말이다. 신문저널리즘의 본질로 더 다가서고 디지털미디어환경이나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적응하는 신문의 자기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신문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사회적 관심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용성 한서대 언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