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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을 지키는 우재아빠 고영환(51)씨가 아들을 그리워하며 직접 만든 나무 리본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

 

"이제 돈을 벌 이유가 없잖아요. 내 아들이 저렇게 갔는데 내가 돈 벌어서 뭐하겠어요."

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로 단원고 고(故) 고우재 학생을 떠나보낸 아버지 고영환(51)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년이 흐른 현재까지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고씨는 아들을 떠나보냈던 해인 지난 2014년 10월 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아들을 떠나보낸 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도 아들을 떠나 보낸 그 날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한다. "부재중 전화가 10통 넘게 와 있었어요. 사고 소식 듣고 진도로 내려가고 있는데 TV에서는 전원 구조됐다 하니 기뻐서 내려가고 있었죠. 아이 엄마는 옷까지 챙겨가라고 하더군요. 아이 옷이 물에 다 젖었을까봐 우재 입혀야 한다고…."

이날 선체가 인양돼 있는 목포 신항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슬픈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고(故) 오준영 학생 아버지 오홍진(56)씨는 세월호를 따라 이 곳으로 왔다.

아들을 항상 그리워하고 있다는 그는 '아들이 언제 돌아왔냐'는 질문을 받을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준영이는 생일에 돌아왔어요. 곧 준영이 생일이 다가오는데 그날이 되면 괜스레 또 미안해지네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내내 오씨 눈에 고여있던 눈물은 이내 흘러내리고 말았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했던 이전 정부의 만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국내·외로 많은 분들이 끊임없이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해줘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소회를 밝혔다.

목포·진도/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