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대표적인 목돈 마련 방법이었던 정기적금이 외면받고 있다.

대출 금리에 비해 예금 금리 상승은 제자리걸음인데 다 일각에선 형편이 나빠진 서민들이 매월 내야 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19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지역 시중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7조3천99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천155억원 감소했다. 또 정기 적금은 지난해 11월(113억원 감소)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정기적금이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금리 상승보다 예금금리 상승이 더디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33%로 2014년 11월(2.36%)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시중 5대 은행 적금 금리(24개월 기준·우대 금리 제외)는 1.20∼2.00%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3%대 적금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최근 3%대 적금 상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있는 3%대 상품은 통신사나 카드실적을 통한 우대금리를 적용해야 3%대를 간신히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생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매월 납입해야 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윤이 크게 남지 않는 상황에서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가계는 정기 적금이 불리할 수 있다"며 "때문에 적금 상품 가입보다는 예금을 모아두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적금 대신 펀드나 주식에 여유자금을 돌리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용인에 사는 직장인 박모(33)씨는 "2년 동안 넣었던 적금을 해지하고 최근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며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수익률이 더 높은 방식을 찾는 것이 어쩌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