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조류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모여 탐조 실력을 겨루는 '조류탐조대회'가 철새들의 낙원 인천 강화갯벌에서 열린다.

누가 가장 많은 새를 찾느냐를 겨루는 경연대회라 강화도에 숨은 희귀 조류가 얼마나 발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화탐조클럽과 생태지평연구소, 네이처링, 생태교육허브물새알 등 4개 단체는 21~22일 강화도 일대에서 '강화 빅버드 레이스'를 개최한다. 올해 2회째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는 33개 팀, 135명이 참석해 조류탐사활동을 벌인다.

올해는 대만과 일본, 홍콩 등 해외 탐조인도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발돋움했다. 행사는 환경부,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관리공단과 인천시, 강화군 등이 후원한다.

240㎢의 광활한 강화갯벌은 '지구의 순례자'라 불리는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한강에서 유입된 영양염류가 풍부해 갯지렁이와 망둑어 등 먹잇감이 많고, 물골을 따라가며 새들이 먹이를 잡기에도 쉽다.

멸종위기종 1급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는 동검도에서 선두리, 여차리, 분오리를 잇는 긴 해안 갯벌을 따라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전 세계에 2천500여 마리밖에 없는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는 20~30마리씩 발견되고 있다. 두루미는 인천시의 시조(市鳥)이기도 하다.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갈매기, 개꿩,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등 수만 마리의 새들이 강화갯벌을 먹이터와 휴식처로 활용한다.

이번 대회는 21일 오전 11시부터 24시간 동안 가장 많은 종을 관찰·기록한 팀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천연기념물과 보호대상 해양생물, 법정 보호종을 발견할 경우 가산점이 주어져 강화 곳곳에 숨어있는 야생 조류와 탐조인 사이 숨바꼭질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탐조대회 후에는 저어새 선상탐조, 생태 강연회, 강화지역 관광 등 부대행사가 열린다.

심사는 저어새 박사로 유명한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등 조류 전문가들이 맡아 대회의 권위를 높인다.

이 대표는 최근 강화군과 출판사 '작가정신'이 강화의 자연·역사·문화 이야기를 한데 모아 출간한 책 '강화도 지오그래피'의 공동저자로 참여하는 등 강화도와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강화빅버드레이스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중적인 생태탐사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탐조대회를 한국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