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훈련을 하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 관중들이 승부에 열광하는 이유는 선수들이 규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4년 10월 30일, 미국 흑인들의 진정한 고향인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챔피언 조지 포먼과 도전자 무하마드 알리 간의 권투 헤비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많은 사람이 무패의 철권 포먼의 승리를 예상했고, 역시나 포먼은 7회까지 알리를 몰아붙였다. 7회까지 많은 점수를 확보한 포먼은 살살 도망 다니며 점수만 관리하면 판정승은 거의 확실했다. 그럼에도 포먼은 정정당당하게 맞섰고 그러다 지쳐갔다. 그 틈을 탄 알리의 펀치가 포먼의 얼굴로 수차례 날아들었고 8라운드 15초 정도를 남겨둔 상태에서 포먼은 링 위에 쓰러졌다. 알리는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관중들은 명승부를 보여 준 패자 포먼에게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오는 6월 13일은 지방선거의 날이다.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한 경쟁은 늘 치열하다. 과열된 승부는 때로 주민을 위한 공약이 아닌,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헐뜯는 '네거티브'에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선거운동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승리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스포츠에서도 다 이긴 경기라도 반칙 하나로 뒤집힐 수 있다.
"아름다운 선거를 향한 우리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정당당한 경기를 보여준 우리 선수들처럼 다가오는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도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선거가 되길 기대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실린 이 글은 모든 출마자가 명심해야 할 룰이다. 지방선거는 민주주의의 꽃,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꽃을 피우자고 냄새가 진동하는 거름을 부으면 누가 그 꽃을 보려 할까. 뿌리가 단단히 내릴 수 있도록, 그리고 꽃이 아름답게 필 수 있도록 좋은 거름만 줬으면 좋겠다. 이번 선거는 정정당당한 승부로, 승자도 패자도 모두 박수받는 선거이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