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나무 고사(4월24일자 8면 보도)와 관련 천연기념물 보호·관리체계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령 100년의 천연기념물인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나무'는 지난 겨울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면서 일부 가지가 말라죽었다.
전문가들은 '사계절 상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옹진군은 겨울철은 병충해가 번식하지 않는 시기라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만 늘어놓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0년부터 천연기념물 상시관리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기존의 사후 복구방식에서 벗어나 상시관리를 통해 천연기념물의 훼손을 예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연화리 무궁화 나무의 관리 주체인 옹진군은 이 지침에 따라 2012년부터 식물보호 전문업체에 관리를 맡겨왔지만, 업체와의 계약기간을 매년 봄~가을로 한정하면서 겨울철에는 전문적인 관리를 하지 않았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식물보호 업체와의 계약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 였고 올해는 4월 말부터 관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계약이 끝난 지난해 11월부터 이번 달까지 약 4개월 간 전문 관리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은 옹진군과 달랐다. 강원대학교 수목진단센터 김두형 연구원은 "나무는 찬 바람을 계속해서 맞으면 세포들이 괴사해 고사할 수 있다"며 "연화리 무궁화 나무는 고령의 천연기념물인 만큼 겨울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옹진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겨울에는 식물이 특별히 훼손되지 않는 이상 손을 대지 않는다"며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도 관리 업체와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하며 나무의 상태를 체크했다"고 해명했다.
장정구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장은 "연화리 무궁화 나무가 고사돼 부러진 것은 관리 부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은 이 나무에 대한 긴급 조치와 함께 보호수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고사한 무궁화나무, 겨울엔 관리없이 방치
옹진군, 봄~가을에만 한정 '공백' 천연기념물 보호체계 재검토 목소리
입력 2018-04-24 21:51
수정 2018-04-24 21:51
지면 아이콘
지면
ⓘ
2018-04-25 8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