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위생·생명권 보호 법적 보장 강화됐지만
'감각있는 존재'로 인식하는게 가장 중요

최근 시베리안 허스키와 포메라니언의 교잡종인 일명 '폼스키'가 유행한 적이 있다. 허스키의 외모와 포메라니언의 작은 체구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앙증맞은 허스키'라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얼마 전 일본의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푸들과 라브라도 리트리버의 교잡종인 '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왔었다. 이는 10여 년 전 호주에서 맹인안내견의 털 빠짐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번식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품종이었다. 하지만 미국 아이돌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과 전 부통령 존 바이든이 기르던 개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들은 대체로 성격이 온화하고 털이 잘 안 빠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태어나는 품종을 요즘 일명 '디자인 펫(Design pet)'이라 부른다.
개의 품종의 형성과정은 기후와 주변인의 기질에 따라 변화해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존재하지만 한 품종이 완성될 때까지는 100~200년 정도가 소요돼왔다. 이러한 과정 중에 사람들에게 선택된 개체만이 번식에 사용돼왔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도태돼 지금의 품종을 완성했다. 하지만 디자인 펫은 이와 조금 다른 성격을 띤 육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나만의 개를 추구하는 이기심에 의해 작위 되고 있는 하이브리드(교잡) 품종이다. 두들은 푸들 75%와 리트리버 25%의 유전자가 발현될 때 가장 인기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하이브리드 품종은 인기가 없어 도태되고 만다. 그 후세대는 근친으로 인한 질병과 성격에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품종들이 인기를 끌면 강아지 공장업자들은 이익에만 혈안이 돼 인기품종을 생산하려 한다. 미국의 경우도 이러한 현상은 존재해 법규가 미비 된 알칸사스주에서는 이런 업자들이 우글거리기도 한다. 이렇듯 반려동물의 선택이 자칫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22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돼, 동물의 학대를 금지하는 동물복지(Animal welfare)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동물복지' 또는 '동물보호'는 인간이 동물에게 미치는 신체적 및 심리적 학대나 고통을 최소화해 동물의 행복을 실현하는 것으로 공장형 축산, 블러드 스포츠, 동물권 보호, 생명윤리학, 인간과 동물 유대, 화장품 동물실험 등이 주요 쟁점 내용들이다. 몇 년 전 방송을 통해 공개돼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일명 '강아지 공장'에 대해서 기존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했고, 동물보호법을 통해 동물의 위생과 생명권을 보호하려는 법적차원의 보장이 강화됐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에 의한 규제나 처벌규정에 의하기보다는 헌법 제35조에 명시한 것처럼, 동물보호는 포괄적인 환경보호로 환경에 동물을 포함시킬 수 있는 국민적 합의와 정서를 함양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은 감각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반려견 보호자들의 특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김민규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