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원 조성사업을 맡은 한국주택협회는 자금난을 이유로 두손을 놓고 있는데다 땅을 빌려준 성남시마저 '나몰라라'식으로 일관, 사실상 버려진 땅으로 전락했다.
29일 시와 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91년 공원조성사업을 추진, 98년까지 정자동 산 5의1일대 23만5천여㎡(7만1천평)의 부지에 전통문화관과 만국정원, 주거사박물관 건립을 연차적으로 계획했다.
협회는 그러나 지난 93년 주택전시관을 건립한 이후 회원사들이 홍보효과가 미미한데다 자금압박을 겪고 있다며 지원을 외면, 사실상 공원조성사업을 포기했다.
지난 96년 완공목표로 추진됐던 전통문화관부지는 공사착공이 계획보다 3년이나 늦어진데다 시공사인 동아건설마저 부도로 무너지면서 지난 97년 사업이 중단돼 현재는 인근 주민들이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98년 완공예정이었던 만국정원과 주거사박물관도 자금난으로 설립계획이 모두 폐기돼 3만여평의 주택공원부지는 별다른 용도없이 도심속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2015년까지 이 공원부지를 협회측에 무상 임대해준 성남시는 임대기간이 끝난 후에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수수방관, 공원부지의 방치를 부추기고 있다.
주민 정모(56·여·분당구 정자1동)씨는 “푯말은 주택공원인데 실상 들어와보면 주택전시관만 달랑 세워져 있을 뿐 공원 편의시설이나 주택과 관련된 관람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주택공원이 오히려 분당신도시의 흉물이 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택전시관을 제외한 잔여부지에 대해 시가 별도로 공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나 협회측이 주택공원의 취지에 걸맞도록 전시관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임대기간이 끝난 후에나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