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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지난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국사회 노동을 새로 쓰자'를 주제로 열린 '2018 세계노동절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재벌개혁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고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가가치가 늘어나는 형태로 노동생산성이 개선돼 내실은 보잘것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6일 한국생산성본부(KPC)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108.3으로 전년 대비 5.8% 상승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노동생산성은 노동투입(근로자 수×근로시간) 대비 부가가치를 말하는데, 지난해 노동투입은 1.4% 감소한 반면, 부가가치는 4.4%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용은 줄어들었지만, 부가가치가 늘어나면서 노동생산성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기타운송장비의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노동투입이 23.4% 급감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부가가치가 8.2% 하락했는데도, 노동생산성이 19.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조선업종의 취업자 수는 지난 3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20%대 감소율을 유지하고 있다. 3월 조선업종의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8%(3만4천700명)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려면 고용과 부가가치가 모두 늘어야 하는데, 지난해에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구조조정을 해서 고용이 감소한 덕택에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자산업 등의 수출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고용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적인 고용이 유지되면서 생산성이 올라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불황형 고용감축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지수는 101.9로 전년 대비 1.7% 상승해 2013년(2.6%) 이후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향상 대표 업종인 금융 및 보험업(8.4%)과 운수업(4.3%)은 모두 고용이 크게 줄어 노동생산성이 향상됐다.

지난해 시중은행 구조조정으로 국내 은행권 총임직원 수는 11만1천173명으로 전년보다 3천602명 감소했다. 이는 2000년 5천202명 줄어든 이후 17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에 숙박·음식업은 노동생산성이 3.9%나 떨어졌다.

근로자 수는 1.5% 늘어나 노동투입이 1.8% 확대됐지만, 부가가치가 2.2%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 실장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대거 숙박·음식업이나 자영업으로 내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불황형' 노동생산성 개선에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선진국이나 경제규모가 비슷한 국가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은 34.3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아일랜드(88.0달러)나 룩셈부르크(80.4달러)나 노르웨이(80.4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47.8달러)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진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