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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여우뎐'의 주인공을 맡은 이다미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유학파 차세대 성악가… '구미호' 소재 사랑이야기 공연 "극중 분노 장면 볼만해"
전북대·계원예고 '가르치는 보람'도 "광주 사는데 언젠가 남한산성아트홀 서고파"

한국 전래 설화 속 대표 캐릭터인 '구미호'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다. 한국오페라 70주년, 2018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선정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오페라 '여우뎐'.

지난 2016년 초연작이 여우와 인간의 100일간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2018 '여우뎐'은 천년동안 인간이 되길 기다려온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간과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여유뎐
오는 11~13일 열리는 예술의전당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여우뎐'의 주인공(연우 역) 성악가 이다미(37) 씨를 만났다.

"이번에도 비극적 역할이에요. 인간이 되기 위해 천년의 세월을 기다리는 구미호 '연우'역을 맡았죠. 창작오페라라 부담감도 있었지만 내용이 매력적이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 관객분들도 금방 빠져드실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여우뎐'은 다양한 색채를 보여주는 오케스트레이션과 무대장치, 화려한 의상이 이목을 끈다.

"남녀간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여우의 숙명적 대립과 엇갈린 운명에 대한 원망, 그리고 희생적 사랑을 담다보니 슬픈 장면이 많아요. 연우가 극중에서 긴 손톱을 달고 나와 분노를 표하는 장면도 볼만하지요."

'성악가 이다미'는 대중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오페라 애호가들 사이에선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성악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10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지난해 오페라 '라보엠'에서 주인공 미미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밖에도 오페라 '파우스트' '라트라비아타' '예브게니 오네긴' '피가로의 결혼' '리골렛토' 등 다수의 오페라에 출연하며, 매 역할 안정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각인시키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다.

"운이 좋았죠. 공백없이 계속 제의가 들어왔고 유학때 맘고생을 해서인지 한국 활동이 너무 즐겁기만 하네요."

그녀의 또다른 직함은 교수다. 현재 전북대 외래교수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으며, 계원예고에도 출강한다.

"처음에 발성을 잘못 배워 고생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어요. 한번 잘못된 습관은 고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괜한 고생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배울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무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기쁨도 크네요."

현재 경기 광주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 그는 큰 무대에는 많이 섰지만 정작 본인이 살고 있는 광주에선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고 한다.

"얼마전 남한산성아트홀을 지나다 이곳에도 섰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네요. 언젠가 불러주시겠죠.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