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적용해 보려는 노력 필요
생활스포츠인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 확충 등 정부 지원 절실
IT기술 융합 벤처기업도 육성해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 도입한 '매치인사이트' 분석프로그램, 2016년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활용한 '키나트랙스' 인공지능 시스템 등 이미 해외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기록과 움직임을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센싱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활용되고 있고, 골프, 마라톤 등의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일반인들도 웨어러블 착용을 통해 개인의 기록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전반적인 스포츠영역으로 4차산업혁명이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용품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언더아머, 나이키 등 해외 유명 스포츠용품사들은 이미 경쟁상대를 삼성과 애플로 여기며, 운동관리와 피트니스 관리 애플리케이션 제작사등을 인수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스마트 운동화, 스마트 의류들을 출시하면서 스포츠용품 산업의 4차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가 스포츠와 IT 강국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로부터 확인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 분야는 여전히 열악하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 산업전반에 거처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스포츠 전문가와 지도자들의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실제로 현장에 적용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만으로 성과와 목표를 이루기에는 이미 힘든 시대로 접어들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활용되지 않는다면 관련 산업 또한 성장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생활 스포츠 인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기술개발을 위한 R&D 지원을 넘어 생활 스포츠인들이 쉽게 참여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모델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생활 스포츠를 함께 즐기는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생활 스포츠인들이 늘어날 때, 스포츠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 중심의 IT 기술을 융합한 스포츠분야 벤처기업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의 중심은 기술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스포츠의 본질을 이해하고 IT 기술을 융합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평가와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T 기술 주도기업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는 스포츠 벤처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의 본질을 이해하는 기술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스포츠는 대부분 합의된 규칙이 적용되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다른 규제로 인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성장과 발전에 한계가 있는 다른 산업에 비해 분명 기회가 존재한다.
스포츠와 IT 강국인 우리나라에게 스포츠분야의 4차산업혁명은 또 한번의 기회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함께 스포츠 4차산업혁명시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