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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9개월 만에 우승. 사진은 지난3월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3라운드 경기 중 박성현이 2번 홀 티샷을 한 후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LPGA 제공

LPGA 투어에서 9개월 만에 우승한 박성현(25)은 시즌 첫 승리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박성현은 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천47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우승을 차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현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즌 초반 두 번이나 컷 탈락하고 마음이 되게 힘들었는데 우승하고 나니 그간 힘들었던 마음이 다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대회는 강풍과 비로 1라운드가 취소됐고, 이후에도 경기 중단과 순연이 이어진 끝에 36홀 경기로 축소됐던 터.

박성현은 "1라운드 때 기다렸다 나왔다 하면서 긴 하루를 보냈다"며 "그렇지만 날씨를 어쩔 수는 없고, 모든 선수가 함께 힘들 거라는 생각에 마음을 편히 가지고 연습했다"고 전했다.

악조건 속에서 치러진 1라운드를 6언더파로 마친 박성현은 마지막 2라운드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4번 홀 멋진 칩인 이글로 날려버렸다.

이에 그는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하면서 조금 어려웠는데, 이후에 칩인 이글이 나오면서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떨어지는 지점이 좋았지만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저도 캐디도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행운의 칩인은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나왔다. 홀에서 20야드(18m)가량 떨어진 그린 밖에서 58도 웨지로 공략한 까다로운 칩샷이 곧바로 홀을 찾아 들어간 것. 이 칩인 버디는 결과적으로 1타 차 우승을 결정짓는 위닝샷이 됐다.

박성현은 "마지막 홀 칩샷도 굉장히 어려웠는데, 치고 나서 잘 쳤다는 생각은 했다"면서도 "그렇게 빨려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신인상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휩쓴 박성현은 완벽했던 데뷔 첫해가 부담된 듯 올해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2년차 징크스'를 겪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박성현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얘기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가장 많은 부담을 안고 경기를 했다. 작년에 너무 잘해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고 그래서 초반에 더 안됐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박성현은 부담감이나 조급함 없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시즌 대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박성현은 "(시즌 초반)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매 경기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시즌 시작하기 전에 올해 목표는 3승이었다.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으니 일단 이 목표로 가보려고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지혜기자 keemjye@kyeongin.com